(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25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글로벌 금리가 급락한 영향으로 장기물 중심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 차로 불리는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공포가 커졌다.

전일 미국 3개월물 금리는 2.4578%, 10년물은 2.4417%를 각각 기록했다. 미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미 2년물 금리는 2.3290%로 전 거래일 대비 8.77bp 하락했다. 10년물은 9.17bp 내려앉으면서 장기물 금리 하락 폭이 더 컸다.

뉴욕증시는 리세션 우려에 2% 내외의 급락을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0.19포인트(1.77%) 급락한 25,502.32에 거래를 마쳤다.

하필 이날 발표된 미국과 유럽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 확정치 56.0에서 54.8로 낮아졌다.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 확정치 53.0에서 52.5로 하락했다.

독일의 3월 제조업 PMI는 44.7로 하락하면서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10년물은 마이너스(-) 0.0109%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금융시장이 매우 놀랐다.

연준의 점도표는 하향 조정됐다. 올해 금리 인상이 없고, 내년 말에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점도표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미 경제가 정점을 찍고 하락 기조로 전환했다면 내년 말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예상과는 맞지 않는다.

단순히 심리를 살리기 위해 내년 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일부 전문가는 지난 10일 방영된 파월 의장의 미국 CBS 인터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대해) 연준은 실수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선출직인 대통령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대통령의 권위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점도표의 금리 인상 시점은 미국 재선이 열리는 2020년 11월 이후다.

연준의 속마음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복잡한 셈법 속에서 금융시장은 이를 리세션 공포로 받아들였다.

서울채권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채권금리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단기물 금리는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형성됐다.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는 13.4bp까지 좁혀졌다. 통화안정증권 91일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는 16.4bp에 불과하다.

미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한국 채권금리 흐름에 미칠 영향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점이다.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전일 현물시장에서도 10년물을 1천억원 사들이는 등 장기물 매수가 이어졌다.

이날 정부는 국고채 20년물 5천500억원 입찰에 나선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91일물과 1년물을 각각 5천억원, 1조1천억원 입찰한다.

입찰 결과를 통해 장기물과 단기물의 매수 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4.5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0.10원) 대비 5.60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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