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수우파 성향의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무어가 지나치게 정치적인 면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파로부터 반감을 살 것이라며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이사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AGF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발리에르 수석 전략가는 "무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인물"이라며 "상원 청문회에서 집중포화 대상(lightning rod)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매우 존경받는 경제학자인 스티븐 무어가 연준 이사에 지명될 것이라는 점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오랫동안 그를 알아왔고, 뛰어난 선택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던 무어는 현재 보수우파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에 방문 연구원으로 몸담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지난해에는 '트럼프노믹스'를 지지하는 내용의 저서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이 너무 짙어 백악관과 거리를 둬야 하는 연준 이사진에 적합하냐는 비판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어는 연준 이사로 지명되기 전인 지난 13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문을 싣고 연준이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무어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파월 의장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마도 분노의 감정에 휩싸였던 때인 것 같다"며 "나는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고 파월 의장을 '영웅'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무어의 경제학자로서 역량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 매거진은 "경제 분석가로서 무어의 수십년 경력은 오류의 연속이었다"며 '유명한 멍청이'(Famous Idiot)가 연준 이사에 지명된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무어는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인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켓워치는 덧붙였다.

캐피털알파파트너스의 이안 카츠 전략가는 "상원 인준 투표는 아슬아슬하겠지만 무어는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 이사 자리는 앞서 넬리 량이 내정자 지위에서 물러난 뒤 2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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