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 등에 동반 급락하고 있지만,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우려 수준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지난 주말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해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0.19포인트(1.77%) 급락한 25,502.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0%, 2.50% 급락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증시도 이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50분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일보다 각각 1.54%, 1.11% 하락했다.

지난주 코스피가 모처럼 2,200선을 돌파하는 등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뉴욕증시 발 경기침체 공포에 다시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과거의 'R 공포'가 다시 엄습했지만, 이번에는 단기 영향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경기 둔화를 알리는 부정적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곧바로 경기침체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전과 다른 모습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점이라고 했다. 지난 198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과 인플레 압력이 동반했는데, 이 경우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침체로 연결됐다. 하지만 현 국면에서는 물가 리스크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어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낮은 신용 리스크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 국면 당시의 신용 스프레드 수준에 비해 현재 신용 스프레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버블 혹은 과열 리스크, 주택시장의 경착륙 리스크가 낮다는 점도 이전과 다른 부분이다"며 "모기지 금리 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미국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경착륙 가능성도 작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장단기 국채금리 스프레드 축소가 경기 침체의 예고편인지와 관련해서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경우 대부분 경기침체가 도래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편에선 최근의 장기금리 하락이 경기 우려보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온건화 기대에 따른 장기국채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상재 팀장은 "미국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고용시장과 기업이익 간의 높은 상관관계를 감안해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상하지만,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며 "결국 고용을 중심으로 한 경제지표 및 기업이익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역전 위기에서 살아났던 사례들을 보면 연준이 모두 금리 인하로 대응했다"며 "지금은 경기 후반이 맞지만, 시장이 경기침체에 베팅한다기보다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성향이 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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