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의 통화정책 철회를 시사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책 조합 측면에서 추경이 필요하다면 한은도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통화정책은 건들지 말라는 것이냐는 추가 질의에 "상황이 많이 나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원론적 발언이지만, 지난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후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에 비하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 전후로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내달 18일 금통위가 끝난 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영향을 받아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통방문)의 추가 조정 관련 문구는 삭제될 것이다"고 말했다.

내달 25일 공개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관전 포인트는 작년 4분기 GDP 증가율이 경기 부진에도 정부 지출에 호조를 보였는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올해 초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리고 있어 1분기에도 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올해 상반기 조기 집행률 목표는 61%로 지난해(58%)보다 높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이 안 좋지만, 4분기에도 재정 지출에 성장률 수치는 나쁘지 않았다"며 "정부의 조기 자금집행을 고려하면 1분기도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내용상으로 봤을 때 정부의 재정에 기대 두 분기 이상 가면서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 신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결국 정부가 신호를 줘야 통화정책이 전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계자 멘트를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9월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금리 발언을 내놨고, 한은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 총리는 작년 9월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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