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적 기조를 다른 중앙은행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첫 시작은 호주중앙은행(RBA)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지난 19일 호주 3년 만기 국채금리는 1.5055%까지 밀렸다.

이는 2년물 금리보다 낮아져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을 야기시켰다.

20일에는 3년 만기 국채금리가 1.47%대까지 밀려 기준금리인 1.5% 밑으로 떨어졌다.

RBA가 올해 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이 판단하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 국채 수익률곡선 변화 추이>

최근 RBA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된 것은 지난 2월 6일 필립 로우 RBA 총재가 호주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에서 향후 기준금리가 상향될 가능성과 하향될 가능성이 대등한 상태라고 진단했을 때부터다.

로우 총재는 이 연설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취업이 늘고 임금이 보다 빠르게 상승해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며,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언급했다.

그간 RBA는 다음 금리 결정이 인상일 것이라고 밝혀온 바 있다.

호주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퍼진 이유는 잇따른 경제지표 악화에 따라 경기 둔화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이미 지난 1월 호주 주택시장 침체 때문에 올해 내 RBA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얼어붙은 호주 주택시장>

 

CE는 전년도에 주택이 과도하게 공급됐다며 "급격한 주택시장 침체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훨씬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15~20% 하락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RBA가 연말에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19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호주 주택가격지수도 전 분기 대비 2.4%, 전년 대비 5.1% 하락한 바 있다.

특히 호주의 주요 도시인 시드니 주택가격은 2017년 3분기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멜버른도 4분기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또 호주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있었음에도 0.4% 하락했고, 올해 1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1%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0.3% 증가를 밑돌았다.

JP모건은 1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 직후 앞으로 모든 중앙은행의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살아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올해 호주 GDP 증가율이 2%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호주 실업률을 점차 5.3%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2월 호주 실업률은 8년 새 최저수준인 4.9%였다.

모건스탠리는 "결국 경기 둔화의 정도보다는 경기 둔화의 기간 때문에 RBA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웃 나라 뉴질랜드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호주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호주 주택시장이 악화하거나 고용시장이 둔화할 경우 함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웨스트팩은 2020년 3월까지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라고 지적했다.

웨스트팩은 뉴질랜드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쉽게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호주 경제와도 연관성이 크다면서, RBA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RBNZ 금리 인하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RBNZ가 오는 11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에는 제프 바스칸드 RBNZ 부총재가 언론브리핑에서 은행들의 자본 확충 계획이 금융환경을 다소 긴축적으로 만들어 결국 금리 인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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