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에 대해 비둘기파적인 목소리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통화당국의 완화적 스탠스가 부동산 가격 급락을 막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한편으로 현 시장에서 금리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국회에 출석해 지난 1월 경제전망보다 경기 여건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기는 했지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

앞서 연준은 이달 회의에서 금리 전망치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작년 12월 제시한 두 차례 인상 전망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를 반영해 시중은행의 이달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2.80∼4.30%로 전주보다 0.03%포인트 하락했고 신한은행은 3.10∼4.21%에서 3.08∼4.19%로, 우리은행은 3.05∼4.05%에서 3.03∼4.03%로 각각 0.02%포인트 내려갔다.

금리는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혔던 만큼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집값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통화당국의 스탠스 변화에 대해 "최근 수도권 집값이 10여주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낙폭이 크지 않은 방어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갭투자를 했거나 이자 부담이 큰 사람 입장에서는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한계상황에 내몰리지 않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급매하기보다 버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이 금리보다는 대출, 세제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규제가 강해 대출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인상이 예상되던 금리 변수가 시장에 큰 악재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집값이 약세였던 이유는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 세금 압박, 대출 규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무조건 플러스 요인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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