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26일 퇴임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직원들에게 장문의 '이별' 메시지를 남겼다.

위 행장은 이날 아침 전 직원에게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는 제목의 이메일 편지를 보내 후배들을 향한 자신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전했다.

그는 "소싯적에 은행장 스피치라이터를 4년 가까이 했다"며 긴 글을 시작했다.

마지막 글을 직접 쓰고 싶었다는 위 행장은 후배들에게 최고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자부심을 가지고 어디에서 무슨 업무를 하든 그 분야의 최고가 돼라"며 "은행장은 바뀌어도 되지만 저 사람은 신한에 없으면 안 된다는 직원이 돼라. 은행장보다 연봉이 높은 직원이 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대한민국에서 취업하고 싶은 최상위 군에 속하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가져라"고 강조했다.

은행장 시절 강조했던 디지털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위 행장은 "금융의 디지털화를 절대 가벼이 보지 말라"며 "은행장이 돈 안 되는 디지털을 너무 강조한다며 불만을 터뜨린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양보 없이 밀어붙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오픈 API 등이 실용화되는 단계"라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뱅킹 서비스는 여러 이종사업자가 누구나 자기 플랫폼에서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상품을 만들어 우리 지점에서 팔던 시대는 빠르게 지고 얼마나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 동명의 모델을 만드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시간을 두고 향후 계획을 준비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위 행장은 "이제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려고 한다"며 "일상의 소확행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포털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할 것"이라며 "우리들의 신한이 초격차 리딩뱅크가 되는 그날까지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퇴임하는 위 행장은 신한은행 백년관 건물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향후 1년간 경영 고문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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