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원내부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대한항공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26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19년 주주총회의 가장 큰 특색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논의와 의결권 행사라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김 원내부대표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같은 주요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 하는 집사처럼 적극적으로 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라는 뜻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김 원내부대표는 최근 두 기업의 주총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지난주 금요일에 주총을 했는데 엘리엇이 배당금 사외 이사 선임권으로 표 대결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부결됐다"며 "누가 봐도 과도한 요구였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봤을 때 R&D 투자 등을 막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에 당기순이익의 3배가 넘는 5조 8천억의 배당을, 현대차 그룹 전체에 대해서는 약 8조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다른 기관투자가 또 외국인 투자가들마저도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며 "국민연금이 무조건 경영에 반대하거나 경영에 간섭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또 "어제 대한항공의 국민연금 수탁위원회에서 대한항공과 관련된 국민연금의 지분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 논의를 했는데 4대4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자문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사익 편취를 위해 대한항공 등 계열사의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기소 내용을 고려하면 조양호 후보가 사내 이사로 충실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대를 권고했다.

이에 앞서 세계최대 의결권 자문 기관인 ISS도 반대를 권고했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그럼에도 어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다시 말해 한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에 있어서 정말 고민하고 기업의 미래, 주주의 가치에 관해 연구하고 생각해서 결론을 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경영의 가치를 높이는 차원의 접근이지, 대주주를 무조건 견제하고 경영에 간섭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특히 연금사회주의, 우리 사회가 정부에 의해서 기업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부대표는 "대한항공 결과가 주목되는데 정관을 보면 이사 선임이 보통 주식회사와 달리 특별 결의사항"이라며 "보통 이사 선임은 2분의 1 이상 과반수로 선임하기로 돼 있는데, 대한항공은 3분의 2로 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 패밀리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이번 건에 대해서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자초하지 않을까싶다"며 "2019년 주총을 계기로 올 한해 '주주행동주의'의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안건을 상정한다.

국민연금이 22%가량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 연임을 저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지분 24.77%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아직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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