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당국의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 규제에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헤지펀드 중에서도 RP 시장을 활용한 레버리지 비율이 높았던 일부 펀드들이 운용 수익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자금 운용 시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져 결국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헤지펀드들은 자본시장법상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여러 가지 기법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일부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들은 레버리지 툴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자금을 운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RP에서 자금 조달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근 금융당국은 차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RP 매도 시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을 최대 20%로 설정하기로 했다.

당국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는 익일물에 대한 현금 보유 비율을 10%로 두고 점차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은 만기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기일물을 거래할 경우 상대적으로 의무적인 현금 보유 비율이 낮게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 등을 통해 내년 3분기부터 이러한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통상 RP 거래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매도 주체가 되며 매수 주체는 은행과 운용사인 경우가 많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여러 종류의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활발하게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게 된다.

증권회사 중에서는 일반적으로 RP를 주로 다루는 자금부 이외에 인하우스 헤지펀드들도 이번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토러스투자증권, IBK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운영 중이다.

증권사 한 운용역은 "이번 규제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한도 금액이 감소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대부분의 펀드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보고 상품에 투자하게 되는데 수익률 하락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당국은 시장에 불안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규제안을 마련했는데 시장 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효율적인 조치인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무래도 RP 매수 시장의 유동성은 감소하게 될 것이고 자금이 장기간 묶여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때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예전과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