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일드커브)의 일부 구간이 역전됐지만 많은 월가 전문가가 이를 불황 신호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CNBC가 2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 증시가 동요하지 않았고 월가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도 당황하지 않았다면서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웃도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전문가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경기 둔화를 경계해야 하지만 침체가 올 것으로 보기엔 성급하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리서치 헤드는 수익률 곡선의 일부 구간이 뒤집혔지만 당장 겁먹을 정도는 아니라면서 불황이 오기 무려 4년 전에 역전된 전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주시할 곡선은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 차라면서 이 구간은 오히려 가팔라지고(스티프닝)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투자 포지션을 중립으로 되돌리기엔 이르다고 리 헤드는 설명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도 불황이 닥칠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7년 이후 처음 발생하는 일은 사람들의 이목을 모은다며 지난 22일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3개월물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는 점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이 과잉반응했다는 게 엘 에리언의 입장이다.

그는 경제 상황과 일드커브의 형태, 움직임이 불황을 시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경제가 치명적인 정책 실수가 없는 한 올해 2.5~3.0%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엘 에리언은 고용이 활발하고 기업 및 정부의 투자가 늘고 있으므로 불경기가 올 리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이 좋은 투자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미국 주식 전략 헤드는 커브 역전 이후 12개월 동안 주가가 뛰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비둘기파로 전격 전향했다고 말했다.

현재 임의 소비재 관련주에 투자 기회가 있다며 업종 평가를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변경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경계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하면서 위험 자산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조짐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글에셋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캠프 매니징 디렉터는 채권 시장이 단기 금리 하락을 시사한다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도 결국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 시장이 글로벌 성장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폴 히키 공동 창업자는 커브 역전의 심각성은 기간에 달려있다며 반전된 상태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간이 길어지면 위험이 커지지만 이내 곡선이 가팔라지면 우려할 필요 없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 추이>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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