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신탁사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신규 신탁사 진입과 건전성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11개 부동산신탁회사의 수탁고는 사상 최대인 206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지난 2015년 139조8천억원, 2016년 155조9천억원, 2017년 178조5천억원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순이익도 4년째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0.6% 늘어난 5천77억원이었다. 2017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28.7%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가까스로 증가세를 유지한 셈이다.

올해는 신탁사가 늘어난 데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방식 개선 등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면서 순이익 사상 최대 행진이 멈출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달 초 신영자산신탁과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아 연내 신설되면 기존 신탁사들은 경쟁 심화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부동산경기가 하강하는 등 비우호적 외부환경의 조성으로 부동산신탁사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부동산신탁사의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는 기존 부동산신탁사의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부동산경기 둔화 우려로 NCR 산정 기준,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등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체계화할 방침을 세운 것도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예를 들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의 잠재적 지급위험을 NCR에 반영할 경우 책임준공형 신탁 수주가 늘어나면 NCR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 신탁계정대여금의 자산 건전성을 따질 때 분양률을 반영하게 되면 분양률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전반적으로 NCR 수준이 감독당국의 권고기준(150%)을 대폭 웃돌고 있어 단기적으로 NCR 하락에 따른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도 "차입형 수탁고가 높은 상위 6개 신탁사나 책임준공형 신탁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하나, KB)를 중심으로 NCR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산 건전성 분류기준이 바뀌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비용도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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