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은 시장의 예상대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주주 구성이 탄탄한 만큼 자본과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앞서고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혁신성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는 5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본인가 일정을 고려하면 신규 인터넷은행이 실제 영업에 돌입하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최대 2곳까지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다.

만약 1곳만 선택하기로 당국의 방침이 결정될 경우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주주 조합을 꾸린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자본 조달과 사업 안정성 면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KEB하나은행, SK텔레콤, 11번가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증권, 은행, 통신, 커머스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업체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울러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이 ICT 업체로서 기술 혁신성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도 가점 요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종 산업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1기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조합을 만들어냈다"며 "자금력이 풍부한 주주들이 참여해 자금 조달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1기 인터넷은행과 차별화 포인트가 거의 없다는 점은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예비인가 신청 직전 신한금융지주, 현대해상 등 굵직한 금융사의 이탈로 위기를 맞았던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60.8%의 지분율로 금융주력자로 나선다.

한화투자증권(9.9%)이 2대 주주로 뒤를 받치고, 전 세계 핀테크 업체 투자 경험이 풍부한 벤처캐피탈(VC)인 알토스벤처스(9%)와 굿워터캐피탈(9%)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이 밖에 한국전자인증(4%), 베스핀글로벌(4%), 무신사(2%), 리빗캐피탈(1.3%) 등도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서비스 출시 4년 만에 기업가치 1조 원 핀테크 회사로 올라선 토스의 혁신성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하기 위해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를 사업모델로 제시해 승부수를 던졌다. 영업 타깃은 금융권에서 소외된 중신용 개인 고객과 소상공인이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와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요 주주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과 장기적인 사업 계획 수립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 요건은 250억 원이지만 실제 영업에 돌입하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ICT 기업의 인터넷은행 지분율을 34%까지만 허용한다.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60.8%의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구상 자체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자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예비인가 신청 자료를 살펴본 뒤 인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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