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재개된 데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다시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4%마저 밑돌았다.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와 원유 재고 증가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할 예정인 스티븐 무어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금 당장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 금리 하락을 촉발했다.

여기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3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도록 금리 가이던스를 조정하면서 통화정책이 계속해서 경제 상황과 동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점도 각국의 금리 하락을 부채질했다.

ECB는 3월 회의에서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금리 가이던스를 바꾸는 등 완화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도 했지만, 금리 가이던스의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더 주목받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35% 부근까지 내리는 등 2017년 말 이후 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도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낙관적 기대가 형성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자신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총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이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3차 승인투표 실시 여부조차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메이의 배수진이 승인투표 시 합의안 가결 가능성을 키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영국 하원은 이날 다양한 브렉시트 대안에 대한 '의향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4.6% 감소한 511억 달러(계절 조정치)라고 집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애널리스트전망치 570억 달러보다 적었다.

상무부는 반면 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천343억8천만 달러로, 전분기의 1천266억 달러보다 6.2%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1천325억5천만 달러보다도 많았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역전이 몇 개월 이상 장기간 이어져야 의미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14포인트(0.13%) 하락한 25,625.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09포인트(0.46%) 내린 2,805.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15포인트(0.63%) 하락한 7,643.3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국채금리 등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장중 내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등하면 주가도 오르고,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도 내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전일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다시 내리막을 탔다.

장기 금리 하락 및 장단기 금리 역전은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도 장 초반 230포인트 이상 내리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낙폭을 줄이자 다우지수도 반등해 장중 한때 상승 반전키도 했다.

보잉이 사고 기종 '737 맥스'의 소프트웨어 개선 방안을 발표해 주가가 1%가량 상승한 점도 다우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

다우 등 주요 지수는 하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의 올해 1~2월 공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하며 2011년 공업이익 집계 방식이 바뀐 이후 최악을 기록한 점도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0.11%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하락했다. 금융주는 0.44% 내렸고, 기술주는 0.5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FTSE러셀의 알렉스 영 이사는 "주가 움직임이 레인지에 갇혔다"면서 "하단은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정책 가이던스로 인해 지지되고 있으며, 상단은 국채금리 곡선 역전 및 금리 하락, 글로벌 경제 성장 약화 우려로 막혀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7.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20% 상승한 15.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4bp 내린 2.374%를 기록했다. 2017년 12월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0bp 하락한 2.822%를 나타냈다. 최근 15개월 동안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6bp 떨어진 2.208%에 거래됐다. 12개월 사이 최저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4bp에서 이날 16.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도 함께 하락했지만, 3개월-10년 국채수익률 곡선 역전은 나흘째 이어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파 발언에 전일 잠시 진정됐던 미 국채시장 상승세가 다시 나타났다.

드라기 총재는 경제 지표가 유로존 경기 위축을 계속 지목한다면 금리 인상 계획을 더 미룰 수 있다고 말해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콘퍼런스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결과를 지키고, 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완화하는 가능한 조치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CB가 최근 경제 지표 둔화를 반영해 첫 금리 인상 기점을 연기한 뒤 3주 만에 나온 발언이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할 예정인 스티븐 무어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연준은 즉각 방향을 돌려야 하고, 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고 말해 국채수익률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날 무역적자가 시장 예상보다 적게 나와 미 국채수익률은 낙폭을 다소 줄였다가 다시 확대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라디언트 인베스트먼트의 마리안 몽테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모든 이가 수익률 곡선 역전을 얘기한다"며 "역사적으로 침체까지 1년 반 정도 남아있는데, 이 기간은 시장에서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성공적인 무역협상이 침체 전망을 바꿀 수도 있다"며 "협상 합의가 꼭 완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진전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금리·통화 전략가는 "글로벌경제 성장 불안이 확실히 있다"며 "지난주 독일의 나쁜 지표와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톤을 볼 때, 국채수익률이 곧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즈먼 전략가는 "미국으로의 수입이 약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무역적자 지표도 약세 신호로 읽고 있다"며 "물론 무역수지는 1분기 GDP 증가 요인이 되겠지만, 수요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 입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41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국채는 2.172%에 발행됐고, 응찰률은 2.35배였다. 이번 주 미 재무부는 이를 포함해 1천억 달러의 국채 입찰을 진행한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의 -0.018%에서 -0.082%로 더 떨어졌다. 이는 2016년 사상 최저치에서 조금 모자란다. 독일 국채는 유럽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척도다.

간밤 뉴질랜드 중앙은행 측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다음 금리 변동이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EU가 계속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미국 금리가 빠르면 9월에 인하될 것이라는 확신이 더 채권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뉴질랜드 금리가 큰 폭 하락하며 미국 국채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뉴질랜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된 뒤 11bp 내렸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51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596엔보다 0.065엔(0.0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51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693달러보다 0.00180달러(0.16%)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35엔을 기록, 전장 124.63엔보다 0.28엔(0.22%)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7% 상승한 96.873을 기록했다.

유럽 경제 우려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퍼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었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 소폭 하락했지만, 유로 등 전반적인 통화에는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하다면 마이너스 금리의 우호적인 측면을 유지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부양책 등장 전망이 나왔고, 유로 경제 우려는 더 커졌다.

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다시 하락해 2017년 12월 이후 신저가를 경신했고, 3개월과 10년 수익률 곡선 역전이 이어져 채권시장이 보내는 경고도 여전했다.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진다. 최근 달러는 뉴욕증시와 마찬가지로 국채 금리에 민감한 흐름을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일리야 고프슈틴 전략가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의 투자자 이동을 보고 있다"며 "드라기 총재 발언은 시장에 도움을 줘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달 초 ECB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미뤘고, 비둘기파적인 정책 선회를 나타낸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1.12달러대로 떨어진 유로-달러에 비둘기 ECB는 이미 반영됐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바클레이즈의 신 카도타 선임 전략가는 "달러 매수세는 저점에서 탈출하려는 미 국채 금리와 함께 돌아오고 있다"며 "유럽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때문에 유로는 선호하지 않아서 특히 유로 대비 달러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수석 통화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달러는 빛을 유지할 것이며, 연준의 금리 동결 예상에도 달러는 흔들리지 않았다"며 "미국 내부 펀더멘털 약세가 달러에 하락 압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폴리 전략가는 "연준 금리는 독일 등 상대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며 "향후 연준 금리 관련 시장 변화가 다른 중앙은행들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달러에 더 긍정적인 빛을 비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비둘기파로 선회했다는 인식이 퍼져 뉴질랜드 달러는 달러 대비 1.67% 하락했다. 이에 동조해 호주 달러 역시 0.67% 하락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분석가는 "시장은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인 톤에 놀랐다"며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비둘기로 돌아섰고,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조차도 금리 전망에서는 매우 주의하는 모습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베츠텔 외환 글로벌 대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연준을 따라 비둘기파에 합류했다"며 "연준의 반대편에 서는 중앙은행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하원이 이날 브렉시트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진행하는 가운데 파운드는 소폭 올랐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리라화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터키 당국이 리라화 매도 베팅을 과도하게 규제한 뒤 투자자 우려가 커져, 리라는 달러 대비 장중 2% 가까이 하락했다가 결국 0.61%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3달러(0.9%) 하락한 59.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국채금리 변동과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전일 다소 진정됐던 미 국채금리의 하락세가 이날 재개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2.35% 수준까지 저점을 낮추면서 2017년 말 이후 저점을 경신했다.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도 지속했다.

장기 금리의 하락과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향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를 읽히는 만큼 경기 상황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도 지속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도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향후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유가에도 핵심적인 하락 재료다.

미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도 유가의 하락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28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40만 배럴가량 줄어 감소 흐름을 이어갔을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의 전망과 어긋났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는 시장 예상보다 다소 더 많이 줄었지만, 원유 재고가 늘어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원유재고는 3주 만에 증가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재발한 점 등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하는 소식도 있는 만큼 유가 하락은 제한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유가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PVM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유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요요' 흐름이 일상적인 흐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제프 핼리 수석 시장 분석가는 "뉴스 헤드라인에 따른 변동성 장세 이후에 평형 상태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유가가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촉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기 전에는 새로운 촉매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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