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등에 주목하면서 강세 무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고채 5년물까지도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등 채권 랠리가 나타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2분기 먹거리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미 10년물 금리는 4.68bp 하락한 2.3735%, 2년물은 6.02bp 내린 2.2060%에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물 대비 2년물 스프레드는 16.75bp를 나타냈다.

이날 단기물 금리가 더 많이 떨어진 건 스티븐 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지명예정자 때문이다.

그는 연준이 지금 당장 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는 이를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 전 거래일 채권 랠리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수도 이유였지만, 외인 매수를 촉발한 게 무어의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연준 이사 지명예정자 발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건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당시 경제 고문을 맡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무어의 연준에 대한 인식이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트럼프 인사가 합류하는 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는 이미 연준이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했다고도 평가한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올리고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의장이 도비시하게 톤을 바꿨기 때문이다. 연준의 말보다는 트럼프와 그 주변의 발언을 가격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새로운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도록 금리 가이던스를 조정하면서 통화정책이 계속 경제 상황과 동반되도록 할 것"이라며 도비시에 힘을 보탰다.

서울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이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초강세가 나타났다. 국고채 30년물도 1.88%까지 내려오는 등 채권 금리가 전 구간에서 크게 하락했다.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인 정책 기조 선회가 금리 하락의 직접적인 이유지만, 수급도 여기에 한몫했다.

외국인이 전일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1만3천876계약, 8천599계약 순매수하면서 강세장을 주도했다.

최근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도 단기물, 장기물 할 것 없이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달 중 이들이 사들인 채권 현물은 6조9천억원 수준에 달한다.

금리 레벨이 높거나 수익률 곡선이 가파른 상황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에 편승하기가 쉽다. 하지만 이렇게 금리 레벨이 낮고 커브가 누운 상태에서 외국인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강세장에 온전히 편승하기가 어렵다.

두 달 넘게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채권 금리는 며칠 사이에 박스를 확 뚫어버렸다. 대형 증권사들은 1분기에 연간 수익의 절반 가까이 채웠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분기를 앞둔 시장참가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5년물까지 기준금리를 하회하면서 이제 믿을 구석은 한국은행의 비둘기 선회 시점이다. 지금의 금리 레벨을 머리로 이해하려면 한은의 스탠스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채권시장은 지난 25일 이주열 총재의 도비시한 발언에 기대고 있다. 4월 수정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했다.

이날 정부는 4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발표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 발행 규모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낮아진 금리 레벨로 증권사의 위험 선호가 커지면서 장기투자기관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초장기물 매수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7.8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4.50원) 대비 4.35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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