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후반으로 오르면서 연고점 테스트에 나설 전망이다.

유럽 경제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속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만큼 지난 15일 기록한 연고점 1,139.20원 부근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장중 꾸준히 네고 물량에 눌리면서 1,130원대 중반에서 저항을 받았으나, 전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장 마감 직후 빠르게 상단을 뚫고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금리 가이던스의 추가 연장 가능 발언과 하드 브렉시트 우려다.

드라기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콘퍼런스에서 "필요하다면 마이너스 금리의 우호적인 측면을 유지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의 일시적 경기둔화)'를 경고하면서 경기 전망이 하강 위험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고 봤다.

여기에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까지 짙어지자 유로화, 파운드화가 눌렸다.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Brexit) 계획과 관련해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했지만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고 파운드화는 하락 반전했다.

진전 없이 떠도는 브렉시트 방향성에 따라 '브렉소더스'(Brexodus)', 즉 영국 금융가에서 사업과 직원, 자산이 유출되는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소더스는 브렉시트와 탈출(exodus)을 결합한 용어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지지를 받으면서 달러 인덱스는 상승했다.

국내외 경기침체 신호는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전일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 쇼크' 경고가 있었던데다 미국, 유로존에 이어 뉴질랜드까지 중앙은행들의 스탠스 변화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할 예정인 스티븐 무어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금 당장 금리를 50 베이시스 포인트(bp)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실수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재차 하락해 2017년 12월 이후 신저가를 경신했고 3개월과 10년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도 여전하다.

수급상으론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외국인 배당 관련 달러 매수가 상충하는 양상이다.

4월 배당 전에 3월에 대부분 선헤지하려는 수요가 많아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짙어진 만큼 수출업체들이 물량을 '래깅(lagging·물량 출회 지연)'할 경우 달러-원 상단이 가벼울 수 있다.

수급 상황 점검이 고점 전망을 가늠하는 데 주요한 변수가 되는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1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46%), 나스닥 지수(-0.63%)는 모두 하락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4.50원) 대비 4.35원 오른 1,137.8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가 나왔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36.70∼1,137.80원에서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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