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형 우발채무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대형급 증권사의 익스포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스신용평가가 28일 공개한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관련 위험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내 증권사의 우발채무는 2015년 20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둔화했다가 2017년과 2018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다시 빠른 성장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44개사의 총 우발채무는 33조9천억원이며,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63.7%를 나타냈다.

유형별로 보면 유동성공여형은 정체된 가운데 신용공여형 우발채무가 급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용공여형은 총 우발채무의 79.2%를 차지했다.







나신평은 국내 증권사 중 우발채무 규모와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을 꼽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6조원대를 웃돌았다.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비중은 171.1%에 달했다.

나신평은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비중이 70%를 넘어서는 증권사를 경쟁사 대비 위험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로 분류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외에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과중한 증권사로 분류됐다.







나신평은 지난해 우발채무 증가율이 높은 증권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증가율이 100% 이상을 보인 곳은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었다. 대신증권의 증가율이 180%로 가장 높았다.

나신평은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도 모니터링 대상으로 분류했다. 부동산 경기하강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증권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말 기준 전체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 관련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증권사는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었다.

나신평은 "부동산 경기 하강기에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부담이 크거나, 최근 우발채무가 급증한 증권사, 부동산 PF 비중이 큰 증권사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한다"며 "여기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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