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로 인수된 후 첫 주주총회를 맞이한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50% 이상 올랐지만 사측의 무배당 기조가 계속되면서 소액주주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하이투자증권 제31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번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 3건이다.

DGB금융지주의 배당 성향과 지난해 실적 등에 배당금을 기대했던 주주들이 많았지만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은 주주동호회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주주총회 참석위임장을 특정 주주에게 보내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주들이 결집해 권리를 찾자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으로, 하이투자증권 주총 역사상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번 주총에서도 배당금에 대한 안건이 빠진 상황이다"며 "다른 업권도 아닌 증권계 회사에서 실적에 맞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자본시장 상식에 벗어나는 것이란 의견이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DGB로 편입되면서 주식 교환과 매수청구권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주주로서 참여하는 마지막 주총이 될 수 있다"며 "과거 CJ나 현대미포조선 편입 당시에도 묵묵히 기다려준 장기 투자 소액주주들이 많은데 견조한 실적에도 배당을 하지 않는 것에 매우 실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45억2천만원 대비 859% 증가한 433억8천500만원이다.

매출액은 8천734억원으로 11.2%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약 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8.6% 증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DGB 측이 하이투자증권을 장부가격보다 1천600억원가량 싼 4천700억원에 염가매수하면서 배당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평가한다.

작년 DGB금융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3천835억원으로 2017년보다 26.9% 증가한 실적을 냈다.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를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4천700억원에 인수하며 염가매수차익을 얻은 영향이 컸다.

업계 한 관계자는 "DGB금융은 중간 분기 배당을 포함해 배당 정책에 적극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지난해 말 하이투자증권 염가매수에 성공하면서 몇 달 만에 또 배당을 요구하기 애매한 상황이 됐고,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배당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역차별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800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소액주주는 약 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 보유 비중은 15%가량이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감사위원이 되는 선임의 건의 경우 대주주라고 해도 의결에 참여할 수 있는 비중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결집하면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DGB의 염가매수차익과 향후 예정된 하이자산운용 등 매각에 따른 차익을 감안할 때 30~40원가량의 배당금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차등 지급하라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측은 무배당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기업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2015년 주당 10원의 배당이 이뤄진 이후 추가적인 배당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며 "증권업종 내 무한경쟁과 대형사와의 자본 격차 등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사내유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은 앞으로도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과 견해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으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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