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자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자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대한 대거 팔자에 나서고 있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외국인 매매 상위종목(화면번호 326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5일부터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외국인의 '팔자' 주문이 몰리면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5개 종목 중 은행주가 3개를 차지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우리금융지주로 256만4천65주를 순매도했다.

BNK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각각 125만70주와 81만3천334주로, 외국인 순매도 상위 4위와 5위를 나타냈다.

외국인 매도세가 몰리면서 같은 기간 우리금융 주가는 3.55%, BNK금융은 4.46%, 신한금융은 2.77% 하락했다.

외국인이 이처럼 은행주를 대규모로 매도한 것은 한국은행이 경기침체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년물은 전일 기준금리인 1.75%를 하회하는 1.679까지 하락하며 2017년 6월 13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5일 원론적 차원에서 경기 상황이 많이 나쁘다면 금리 인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 금리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이같은 시장 금리 하락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 금리와 함께 예금 조달과 자기자본 확충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은행의 수익성뿐 아니라 은행주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2003년 이후 은행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 fwd PBR)과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85로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데 따라 시장 금리가 당분간 반등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날 국내 채권 운용역과 국내외 금융기관 애널리스트 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내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 예상범위의 중간값은 1.72%였다.

유 연구원은 "은행의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금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장단기금리차 역전이 해소돼도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은행업종의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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