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정부의 초장기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5.35년, 보험사의 채권 듀레이션은 9.98년을 각각 나타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9년 1월 2일 이후 최고치다.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지난해 말 5.19년으로 전년 말 대비 0.50년 확대된 후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확대되며 이달 25일 처음 5.30년선 위로 올라섰다.

작년 말 9.71년으로 1년 전보다 1.02년 늘어난 보험사의 채권 듀레이션은 이달 22일 9.90년선을 돌파했다.

듀레이션이란 채권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일컫는다. 초기 투자 원금을 되찾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장투기관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낸 것은 초장기채 발행 증가로 시장 전체의 듀레이션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17년 한 차례(2천190억 원) 발행하는 데 그친 국고채 50년물을 지난해에는 3월(3천250억 원)과 6월(5천400억 원), 9월(6천600억 원), 12월(6천억 원) 등 네 차례에 걸쳐 발행했다.

이어 올해에는 2월부터 격월로 국고채 50년물을 공급하고 필요하면 3월과 9월에 추가 발행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2월에 5천930억 원, 3월에 4천50억 원어치를 입찰에 부쳤다.

기획재정부는 전일 4월에 국고채 50년물을 5천억 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개월 연속으로 만기 50년짜리 초장기 국채가 시장에 공급되는 것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보험사의 규제 관련 수요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달 국고채 50년물 입찰에도 장투기관의 입질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딜러는 "보험사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고채 50년물 등 초장기채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 할 것"이라며 "연기금 역시 금리 수준을 봐가며 일정 물량을 흡수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초장기채 수요 전망과 관련해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3월 국고채 50년물 입찰 후 "4월에도 국고채 50년물 발행 일정이 잡혀 있어 3월에 수요가 그다지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지만, 무난하게 물량이 소화됐다"며 "보험사 중심으로 신규 물량에 대한 수요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7조3천500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방침이다.

만기별로는 3년물 1조4천500억 원, 5년물 1조4천500억 원, 10년물 1조7천500억 원, 20년물 5천억 원, 30년물 1조7천억 원이다. 50년물은 5천억 원 규모 발행한다.

입찰일 기준으로 내달 1일 3년물을 시작으로, 2일 30년물, 8일 5년물, 12일 50년물, 15일과 22일에 각각 10년물과 20년물을 발행한다.

국고채 매입은 1조 원 규모로 한 차례 실시한다. 교환은 물가채를 대상으로 한 차례 시행한다. 총 1천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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