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추천은 외부 인선자문위…선임은 임추위 대신 사추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추천경로를 다양화하고 나선 가운데 DGB금융지주가 외부추천으로만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 조직 내 갈등으로 홍역을 앓은 만큼 경영진의 견제 역할을 할 사외이사 선임에 투명성을 강화해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에서 김택동 레이크투자자문 대표와 이상엽 CBRE코리아 인사담당 전무, 이용두 대구대 명예교수, 조선호 전 금융감독원 국장, 이진복 대구지방공인회계사회 회장 등 5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서인덕·이남 사외이사를 포함해 DGB금융 사외이사는 총 7명 체제를 꾸리게 됐다. 역대 이사회 중 가장 대규모다.

신임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업 경험이 풍부한 김택동·이상엽·조선호 이사가 눈에 띈다.

김 이사는 현대증권에서 몸담아 오다 2010년 레이크투자자문을 설립해 증권업계 랩어카운트 열풍을 이끌었다.

이 이사는 IBM과 휴렛팩커드 등 외국계 기업에 오랜 시간 몸담았고, 조 이사는 금감원에서 은행과 증권 검사국장을 지낸 뒤 KEB하나은행 상근감사를 역임한 바 있다.

DGB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서 결정해온 사외이사 선임을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담당하도록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영·회계·IT·법률 등 외부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회도 꾸렸다.

그간 회장 비서실에서 모든 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해왔지만, 이제는 외부 전문가들이 사외이사 후보군을 상시 평가하고 관리하게 된 셈이다.

대형 금융지주들도 사외이사의 내부 추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서치펌 등 외부 자문기관을 활용하거나 주주 추천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의 사외이사 추천 기구를 외부에 구성한 것은 DGB금융이 처음이다.

지난해 김태오 회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구성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 이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는 게 DGB금융의 설명이다.

실제로 외부 인선자문위원회를 통해 이사회가 꾸려진 현재, 기존 조직 내 갈등을 불러온 대구상고와 영남대 등 특정 학연과 지연 인사가 포함된 비중은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도 DGB금융의 이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 전원을 지원부서가 추천해 오던 것을 외부 기관으로 이전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인선자문위가 절차상 관례만을 늘린 요식행위가 되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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