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2019년 1분기 부채자본시장(DCM) 외화표시채권(KP물) 주관부문에서 작년 1분기 2위였던 UBS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분기 1위를 차지했던 HSBC는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순위 변동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1분기 KP물 주관 총액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KP물 주관총액은 작년 1분기 80억달러에 가까웠던 반면 올해 1분기엔 6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으로 긴축에 나서면서 발행액이 급증했던 2017년 1분기 104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비둘기파적으로 급선회하면서 금리가 더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가 1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KP물 주관 순위(화면번호 4431번)에 따르면 UBS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8억1천만달러의 발행 주관액과 13.8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HSBC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UBS는 한국가스공사가 발행한 3억스위스프랑 규모의 KP물을 단독 주관하면서 주관 총액을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작년까지 2년 연속 1분기 1위를 차지했던 HSBC는 1억달러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기관들이 전반적으로 달러화 표시 KP물의 발행량을 줄인 가운데 가스공사를 제외하면 대규모로 발행된 이종통화 표시 채권도 적어 HSBC는 힘을 못 썼다.

HSBC의 주관 총액도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급감했다. HSBC는 2017년 1분기 주관 총액이 15억4천460만달러를 기록하며 2위와 5억달러 넘게 격차를 냈지만, 올해 1분기엔 7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3위는 BNP파리바가 6억3천560만달러의 주관 총액으로 차지했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300억엔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공동 주관한 것이 주효했다.

이들 3개사를 포함해 주관 총액이 5억달러를 넘어선 곳은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까지 5개사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발행 주관 총액은 58억4천840만달러로 저조했다. 지난해 1분기의 78억6천210만달러와 비교해 20억달러 넘게 줄었다.

KP물의 '기근'은 2년째 이어지는 흐름이다. 2017년부터 연준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기관들이 당해 1분기 104억달러 이상의 KP물을 발행한 이후 발행량은 감소하는 추세였다.

이런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달러화 조달 수요가 줄었다면 이제는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 속에 관망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연준은 연초부터 잇달아 '인내심'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중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KEB하나금융그룹, 우리은행, 신한 아시아 등 네 곳이었다. 발행액은 미래에셋과 KEB하나은행이 1억달러를 소폭 웃돌았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 1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성사된 거래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국내 기관의 해외 자회사가 주관한 거래는 제외됐다. 또 공모와 사모 모두 포함됐고, 거래 규모에 하한선을 두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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