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 지난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700명이 넘는 인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오는 5월 추가 구조조정설도 나오고 있어 올해도 구조조정 한파가 계속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수는 1천943명으로 전년 말 2천444명 대비 501명 감소했다. 전체 인력의 20%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 연말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4분기에만 329명이 회사를 떠났다.

정규직이 1천735명에서 1천486명으로 249명(14.3%) 줄었고, 기간제 근로자는 709명에서 457명으로 252명(35%)이 떠났다. 성별로는 남자직원이 138명, 여자직원이 323명 감소했다.

구조조정 이후 1인 평균 급여액(정규직)은 8천2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700만원 증가했다. 특히 남자직원의 경우 1인 평균 급여액이 처음으로 1억 원대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천594명으로 1년 전보다 170명 줄었고, 현대커머셜은 같은 기간 동안 682명에서 613명으로 69명 감소했다.

두 회사는 비교적 고연차 직원들이 회사를 나가면서 1인 평균 급여액이 전년보다 각각 1천200만원, 200만원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구조조정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총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 결과를 받았다.

실적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에 인력감축이 나왔고, 브랜드와 디지털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를 대상으로 현대카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연말 현대카드 안팎에서는 '팀장급 이상이 핵심 구조조정 대상이다', '윗선에서 살생부 명단이 내려왔다', '희망퇴직 신청을 결정한 다음 날 자리를 없앴다', '구조조정 목표가 400명이 아니라 700명이다' 등 구조조정과 관련한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다. 직원 희망에 의해 자발적으로 퇴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일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다음 달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규모가 카드 이용을 늘리는 것만으로 상쇄가 어려울 정도로 타격이 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천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억원(2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천23억원으로 21.8% 줄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구조조정은 현대카드만의 얘기가 아니다"면서 "수수료 인하 여파로 매년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감축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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