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중립금리로 본 현재 통화정책 수준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현재로서는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중립금리 수준, 시중 유동성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완화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시장 기대와 시각차를 확인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 실질 중립금리를 지난 2014~2016년 기준 0.5% 정도로 추정했다.

중립금리는 물가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IMF는 작년 공개한 '인구와 아시아 금리(Demographics and Interest Rates in Asia)' 제목의 워킹 페이퍼에서 국내 실질 중립금리가 2000~2007년 2.5% 선에서 2014~2016년 0.5%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질 중립금리를 0.50%라 보면 현재 통화정책은 이 총재 평가대로 완화적이라 할 수 있다.

실질금리에다 작년 소비자 물가상승률(1.50%)을 가산하면 2.00%로, 명목 기준금리(1.75%)를 웃돌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보다 낮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명목 중립금리를 구할 때는 실질 중립금리에 기대인플레이션을 더하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은 추정에 어려움이 있어 통상 현재 물가 수준을 가산한다.

다만 현재 국내 중립금리가 IMF가 2014~2016년 기준 추정한 수치보다 낮아졌다면 해석은 달라진다.

노무라 증권은 우리나라가 개방경제 소국인 점에 주목해 중립금리를 추정했다.

거시건전성이 개선돼 CDS 등 신용위험이 작아진 점을 고려하면 중립금리도 낮아졌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채권은 통상 위험이 클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대외순자산은 2014년 3분기 최초로 플러스(+)로 전환해 증가세를 지속했다. 작년 말에는 4천13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CDS 5년 프리미엄은 전일 33.69bp로 2016년 4월 60bp대에서 크게 내렸다.

권영선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실질 기준금리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0.55%로, 실질 중립금리 추정치인 -0.7%와 -1.7%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준금리와 명목 중립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2.3%)을 차감해 산출했다.

작년 소비자 물가상승률(1.5%)을 대입해서 보면 현재 실질 기준금리는 25bp로, 실질 중립금리 추정치인 0.1%와 -0.9%보다 높다.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현재 금리가 완화적이라는 판단에 대해 자신 없는 분위기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1월 정례회의에서 완화적 정책 기조라는 표현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시점에 다가가고 있다며 다양한 추정결과를 종합할 때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련 부서의 의견을 물었다.

해당 부서는 현재로서는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하면서도 추정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인정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작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가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경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아주 완화적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일부 국가 중립금리 추정치, 출처:IMF 워킹 페이퍼]

hwr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