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해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른 은행권 신규 채용 결과 주요 은행에서 신규 여성 직원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각 은행이 공시한 '2018년 경영현황'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NH농협은행 등 6개 은행 중 4개 은행에서 신규 채용된 여성 직원 비율이 상승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개정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책서식 제120호(경영공시 서식)에 따라 신규 채용된 여성 직원 현황과 임직원들의 성별 인원수를 올해부터 공시하고 있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7년도 36%였던 신입 여성 직원 비율이 지난해 57%로 21%포인트(p)나 올랐다.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신입 여성 직원 비율이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하나은행의 신입 여성 직원 비율도 지난해 40.66%로 2017년에 비해 약 12%p 오르며 뒤를 이었다. 2017년 신입 여성 직원 비율은 28.57%였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신규 채용 직원 중 48.21%가 여성 직원으로, 2017년 36.31%에 비해 약 1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경우 56.7%로 신한은행 다음으로 신입 직원 중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다만 2017년에도 55.7%의 비율을 보여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채용부터 적용되고 있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채용 비리 홍역'을 치른 은행들은 지난해 6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은행들은 모범규준에 따라 채용 절차에 필기시험을 도입하고 문제 출제부터 면접까지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등 공정한 채용을 위한 장치 마련을 해온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따라 필기시험 도입이나 블라인드 채용 등 채용 전형이 바뀐 것 외에 특이사항은 없다"면서 "필기시험과 블라인드 채용을 거쳐 실력대로 선발한 결과 여성 비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줄어든 은행들도 있었다.

기업은행은 2017년 신입 여성 직원 비율이 50.1%로 절반을 넘는 수준이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38.8%로 약 12%p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신입 여성 직원 비율은 49%로, 2017년 52.2%보다 소폭 하락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시제도 개선은 이를 통해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채용을 개선해나가자는 취지"라면서 "직급별 여성 고용 현황을 공개함으로써 그동안의 고용문화가 자발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 채용과정에서 외부업체와 협력해 진행하기 때문에 채용 결과는 어느 정도의 공정성이 담보된 결과"라면서 "공시로 성별 비율까지 공개되는 것은 은행 차원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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