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금융감독원이 부가서비스를 과다 탑재한 신용카드의 출시를 막기로 하면서 소비자 혜택이 많은 소위 '혜자카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사가 신규 카드를 내놓을 때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하도록 해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이는 상품이 출시될 길을 애초에 막아버리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2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부터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분석 체계를 합리화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새로운 카드를 출시할 때 최대한 많은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수익성 분석을 허술하게 하고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탑재하던 관행을 막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를 출시할 때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분석한다.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되면 이를 기반으로 금감원은 약관을 승인해 카드를 발급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수익성 분석을 중구난방으로 했다. 일정 수준의 고객을 모집한 뒤 나중에 과도한 부가서비스로 적자가 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비스 축소를 신청했다"며 "올해부터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은 많게, 비용은 적게 측정하던 기존의 비합리적인 분석을 막기 위해 객관적인 분석 기준을 제정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적자가 날 것이 뻔히 보이는 상품의 출시를 차단해 카드사들의 출혈 경쟁을 자제토록 하기 위해서다. 또 카드를 내놓은 뒤 부가서비스 의무 기간(3년)이 지나 서비스를 축소하지 말고 애초 출시 단계에서부터 서비스를 적정하게 탑재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감독 업무는 올해 새로 출시되는 카드부터 적용된다.

수익성 분석 기준은 현재 금융위·금감원·여신협회·학계 등이 참여하고 있는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 중이다. 카드산업 TF 발표는 이달 중순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수익성 분석 체계를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카드사들은 새로 출시하는 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대폭 줄이겠다는 반응이다. 부가서비스 축소는 당초 금융당국이 지난해 연말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예고됐지만, 이번 발표가 그 방아쇠를 앞당기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앞으로 새로 출시되는 카드의 혜택을 대거 줄일 것"이라며 "피킹률(카드 사용액 대비 실제 소비자 혜택 금액의 비율)이 5%를 넘는 '혜자카드'는 영영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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