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저명한 학자가 미·중 무역 전쟁에서의 중국의 소극적 태도가 중국 역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recession)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민신 페이 클레먼트 맥케나대 교수는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크레디트 스위스(CS) 아시아투자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페이 교수가 지적한 중국 경제의 위기 요인은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드러내고 있는 소극적인 태도다.

페이 교수는 무역 전쟁 와중에도 '올바른 일'을 할 기회를 놓치는 중국의 무능함이 결국에는 근래 중국 역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가져오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을 계기로 시장을 개방하고, 경제에 대한 장악력을 줄일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 교수는 "중국은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어느 정도의 양보를 할 용의를 보이지만, 이것은 중국의 경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페이 교수는 "경제적 변화는 급진적인 정치적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만약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한 장악력을 낮출 경우, 수백만 명의 사람이 국유기업의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와 정치 영역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경제 개혁에 아직 중국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페이 교수는 "경제가 호황, 불황 사이클을 거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면서 "중국은 이 사이클을 무시해 왔고, 이에 따라 많은 왜곡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과거 급속 성장을 보여왔던 중국이 이제 경제 성숙 국면에 진입해 어느 정도의 경기 둔화는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페이 교수는 중국 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실리적인 생각'(bottom-line thinking)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페이 교수는 "'실리적 생각'은 번영과 자유를 추구하는 아이디어보다는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가치관이 중국 지도부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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