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대출규제 강화로 분양 열기가 식으면서 신용등급 'BBB'인 중견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Housing Sales Survey Index) 전망치는 63.0을 기록해 지난 2017년 9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분양 불패 기록을 이어가든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나오는 등 모든 지역에서 지수가 하락했다.

매수 희망자들의 돈줄을 막은 것이 주효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09년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면서 2012년 말까지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도급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A급 이상 건설사들은 도급사업 비중이 전체 사업의 절반을 넘고 이 사업들도 책임준공 이행의무만 지면 되기 때문에 사업의 질이 양호하다.

그러나 BBB급 이하 건설사는 자체사업 비중이 35%로 높았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시공과 시행을 함께 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총사업비 전액을 조달하고 분양위험을 모두 져야 한다.

이들이 도급사업을 수주하더라도 PF보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 익스포저가 자체사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한기평은 BBB급 이하 건설사 중에서도 중흥건설, 계룡건설산업, 한양의 경우 계열 시행공사를 수행하면서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지목했다.





반면 두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BBB급 이하 건설사 중에서도 정비사업 비중이 높았다.

재개발,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은 조합이 토지를 확보했고 일반분양이 안 되더라도 조합원 부담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건설사는 공사비, 사업비만 부담하면 된다.

한기평은 "다만 단기적으로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규제 등으로 잔금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일부 미분양이 생길 수 있지만 단순한 입주 지연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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