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국내 고용의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이 함께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가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내수를 이끄는 40대와 50대의 고용률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18년 고용동향 5대 특징'이란 보고서에서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가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가운데 고용의 질도 동시에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증가하던 고용률이 처음 꺾였고, 경제 허리인 40~50대 고용률과 고졸 학력 고용률 동시 감소, 경제활동참가율 정체 속에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었고, 취업자도 저임금산업 비중이 커진 점 등을 지난해 고용의 5대 특징으로 꼽았다.

한경연은 "지난해 40대와 50대 고용률은 각각 0.4%포인트와 0.1%포인트 감소했다"며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지난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0대와 50대는 15세 이상 인구의 38.2%를 차지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주체로 가계의 경제 허리"라며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 이상 높아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2018년 전체 고용률이 60.7%로 전년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였던 것과 동떨어진 모습이고, 중졸 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저연령·저학력 층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15∼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전년대비 0.1%포인트 증가해 노동시장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나,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한 것은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 경제활동인구 감소폭이 5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라며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줄고, 취업 의사가 있어도 실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취업자는 9만7천명 늘어났는데, 저임금산업의 비중이 더 높았다"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 중에서 저임금산업 비중이 69.7%로 놓고,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내거나 저임금 일자리가 많았다"고 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령화와 급격한 고용 보호 정책으로 일자리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다"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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