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최근 큰 폭 상승 이후 관망 심리가 커진 가운데 기업실적 둔화 우려도 제기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에다 글로벌 성장 우려가 다시 커져 상승했다.달러화 가치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커지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 등으로 상승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던 데서 하락 반전했다.

항공기 수주가 큰 폭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조사치 2.1% 감소보다는 낙폭이 적었지만, 기업 투자가 부진한 점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2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전월 증가에서 재차 하락 반전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3월 뉴욕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61.1에서 66.9로 상승했다. 지수는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지만,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했다. 영국 하원은 전일 실시한 의향투표에서도 브렉시트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다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기한추가 연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다소 줄였다.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협정이 연거푸 부결되면서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12일 이후로도 영국이 EU 탈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의 단기적인 추가 연기를 원하며, 다음 주 EU에 연기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의회 표결에 부칠 브렉시트 방안을 공동으로 논의하는 회담을 제안했다. 코빈 대표도 이를 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29포인트(0.30%) 하락한 26,179.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05포인트(0.00%) 오른 2,867.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78포인트(0.25%) 상승한 7,848.6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영국 브렉시트 논의 등을 주시했다.

전일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가지수도 큰 폭 올랐지만, 이날은 시장이 다시 신중해졌다.

최근 주가 상승 폭이 큰 데다 이날 나온 지표도 혼재된 영향이다.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다우지수 포함 기업인 약국 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올해 두 번째 회계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월그린스는 올해 전체 순익 전망(가이던스)도 보합 수준으로 큰 폭 하향 조정하면서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의 순익에 대한 시장 전망은 약 4% 감소다. 2016년 2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이익 감소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월그린스 주가는 이날 13%가량 폭락해 다우지수를 끌어 내렸다. 유통 주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업종별로는 필수 소비재가 0.84% 내렸고, 에너지도 0.7% 하락했다. 반면 재료 분야는 1.42%, 기술주는 0.3%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1분기 기업실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펄스널 캐피탈의 크레이그 버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다섯 분기 연속 기업 이익이 두 자릿수대로 증가했지만, 지금은 전망이 다소 후퇴했다"면서 "강한 성장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이런 변화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7.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 하락한 13.3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8bp 내린 2.47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6bp 하락한 2.88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떨어진 2.30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7.0bp에서 이날 17.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개월물을 웃돌았다.

지난달 2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수익률 곡선 역전이 이어지다 지난주 후반 원래로 회복됐고, 이번 주 들어서는 10년과 3개월 스프레드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커졌고, 호주 중앙은행(RBA)이 글로벌 경제 우려를 자극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우세했다.

영국 하원은 전일 브렉시트 대안을 찾는 데 또다시 실패했고, 10년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은 4.5bp 하락한 1.003%를 기록했다. 독일 10년 국채수익률 역시 2.7bp 떨어진 -0.051%를 나타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EU 탈퇴 협상안을 세 차례나 부결시킨 영국 하원은 전날 여러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두 번째 의향투표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장기 연기 방안을 놓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당초 예정된 3월 29일에서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영국 하원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아무런 방안도 찾지 못할 경우 영국은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맞게 된다. 다만 메이 총리는 이날 EU에 브렉시트 기한의 추가 연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ING의 벤저민 슈뢰더 선임 금리 전략가는 "브렉시트는 계속해서 불확실성의 원천"이라며 "국채수익률의 의미 있는 상승을 보려면 여전히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슈뢰더의 앤디 촐튼 미국 채권 대표는 "어떤 상상력을 발휘해봐도 브렉시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BA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 마지막 부분에 추가 완화를 시사하는 문구를 넣어 더 부양적인 정책으로 선회하자, 최근 미 국채 값을 끌어올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생겼다.

RBA는 2016년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25bp 인하한 뒤, 2년 8개월째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호주 경제가 중국 무역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런 RBA 정책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가운데 성장 둔화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전일 국채수익률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날 일부 되돌리는 흐름도 나타났다.

전일 10년과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 폭은 1월 4일 이후 가장 컸고, 2월물은 1월 8일 이후 최대였다.

이날 2월 내구재 수주는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덜 줄었다.

이제 시장은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고용보고서 지표에 집중하고 있다. 비농업 고용은 17만7천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만큼 미 국채수익률의 하락은 과도했고 너무 가팔랐다는 의견도 나온다.

RBC 캐피털의 마이클 클로허티 금리 전략 대표는 "최근 수익률 역전은 미국보다는 글로벌 성장 기대에 더 영향을 받았다"며 "해외에는 더 많은 중요 위험이 있지만, 미국은 지금으로선 탄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3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352엔보다 0.038엔(0.03%)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0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102달러보다 0.00082달러(0.0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74엔을 기록, 전장 124.72엔보다 0.02엔(0.0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6% 상승한 97.305를 기록했다.

영국 정치권의 브렉시트 합의가 교착상태에 빠져 위험자산 심리가 위축됐다. 전일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위험 심리가 강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을 세 차례나 부결시킨 영국 하원은 전날 여러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두 번째 의향투표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과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영국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장기 연기 방안을 놓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고, 최악의 경우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맞을 수 있다.

메이는 브렉시트 추가 기한 연장을 EU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달러는 추가 기한 연기 방침에 장중 상승 반전해 0.11% 올랐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난국 타개 방법으로 조기 총선 위험이 점차 커지는 것 같다"며 "이럴 경우 4년 사이 3번째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일야 고프스텐 전략가는 "노딜 브렉시트는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에게 성장 위협으로 느껴진다"며 "브렉시트와 관련된 현재 진행 중인 어떤 것이라도 시장은 기꺼이 의지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위험 부담에다 경제 부진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로-달러는 장중 1.11820달러까지 내려 1.12달러대를 내줬다. 지난달 7일 이후 장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달러가 더 내려 1.1174달러에 이르면, 2017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외환 전략 대표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달러에 실제 좋은지 의문이 드는데, 연준이 금리를 보류하기로 해 사실상 부정적일 수 있다"며 "탄탄한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맥코믹 대표는 "유럽 주식 ETF 자금 유출이 잦아들고 있는데, 이는 유럽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준처럼 ECB도 단기간에 금리를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 기술적 분석가들은 "유로가 바닥을 찾고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유로가 1.1185~1.1175달러 범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곧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50%로 유지하면서 추가 완화를 시사한 영향으로 호주 달러는 0.65%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하강 기간에 미국 달러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경기는 팽창하지만, 향후 12개월 둔화로 돌아설 확률은 70% 가까이 된다"며 "이럴 경우 미국 주식 멀티플이 떨어지고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는 65bp 더 벌어지고, 미국 달러는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9달러(1.6%) 상승한 62.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고치로, WTI는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브렌트유도 69.50달러까지 고점을 높이며 배럴당 7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 가능성과 미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 정부 관계자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가중했다.

이 관계자는 미 재무부가 준비 중인 추가 제재는 향후 몇주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 시점에 기업들이 이란과 사업을 계속하려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추가 제재는 이란 석유 수입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인정된 면제를 거둬들이는 것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미국의 제재와 국내 대규모 정전사태 등이 겹친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지속해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도 한층 줄어들었다. 미 국채시장에서 발생했던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해소된 가운데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다.

전일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양호했던 데 이어, 이날 나온 미국의 2월 내구재 수주도 1.6% 감소하기는 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는 덜 줄었다.

기업의 투자 지표인 2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1% 감소한 점이 우려를 사기는 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정도는 아니었다.

이에따라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30만 배럴가량의 감소세를 지속했을 것이란 분석이 속속 제기되는 등 공급 축소 기대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개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 전망이 배럴당 68달러로 2월 조사 당시 67달러보다 상향 조정되는 등 유가 상승 전망도 한층 강화됐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한발 물러선 데 따른 유가의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줄리어스 베어의 노버트 루에커 수석 경제학자는 "공급 전망이 계속해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로 남아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감산이 지지력을 제공하면서 유가를 70달러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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