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신용카드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한 은행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주요 시중은행과 카드사의 2018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9천1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만원 올랐다.

이는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SC제일·씨티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9천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 중 가장 연봉이 높은 곳은 국민카드로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400만원이었다. 이는 같은 금융지주 소속의 국민은행(9천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많은 것이다.

국민카드 남자직원의 경우 평균 급여 수준이 1억2천500만원에 달해 은행권 최고 연봉을 받는 씨티은행 남자직원(1억2천만원)보다도 많았다.

특히 국민카드 남자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 5개월로 씨티은행 남자직원보다 5년 정도 짧았다. 연차가 낮아도 급여를 더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신한카드 직원 평균 연봉도 1억100만원으로 신한금융 계열사 신한은행 직원(9천600만원)보다 많았으며, 하나카드 역시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12.6% 오른 9천800만원으로 KEB하나은행(9천400만원)을 웃돌았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섰으며, 현대카드는 8천2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으나 평균 근속연수가 타 카드사 대비 절반 수준인 6.1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보다 넉넉한 급여를 받고 있었다.

은행권보다 카드사 직원 연봉이 더 높게 나타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연말 시중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고연령·고연차 직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에선 올 초 임금피크 전환·예정자 600여명이 희망퇴직했으며, 우리은행도 지난 연말 1964년생 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약 400명이 신청했다. 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 직원과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597명이 회사를 떠나는 등 연말·연초 주요 5대 은행에서만 2천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적 고액 연봉자들이 회사를 대거 떠나면서 은행권 평균 연봉 수준이 떨어지거나 카드사보다 인상 폭이 작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지난해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의 경영난을 우려했지만, 아직 직원 구조조정이나 연봉 삭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9천943명으로 전년 말 대비 2.2%(225명) 감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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