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왔다. 올 한해 우리 경제와 시장 전망을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우울감으로 가득하다.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이미 예고했다.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반도체 수출은 16.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데다 스마트폰 판매가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산업의 침체로 우리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3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의 덫에 빠졌다. 수출 지표는 연일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의 이례적인 실적 예고는 이러한 악재를 미리 시장에 알려 충격을 조기 흡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컨센서스는 대략 매출 53조원에 영업이익 6조~7조원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삼성은 이것보다 더 나빠질 것을 미리 대비하라고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롯데, LG 등 대다수 기업들의 실적 역시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자동차 수출에서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월에 글로벌 판매실적이 2.2% 줄었다. 중국과 중남미 등 해외판매 실적은 3.4%나 줄었으나 그나마 팰리세이드 등 국내 판매가 호조세를 보여 판매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고 한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가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에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증시는 R(리세션.경기침체)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수출의 주요 무대인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꺾여 침체국면에 들어간다면 수출이 다시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경상수지 적자 위험에 빠져 있다는 점도 현재의 어려운 세계경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계 역시 1분기 어닝쇼크로만 끝날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수출은 한번 추세가 꺾이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과거 외환위기 전 우리 경제는 1년 넘게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린 적이 있다. 그에 대해 누구도 대비를 하지 않아 사상 최악의 국난(國難)을 당했다. 이번 만큼은 당국과 기업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당국은 수출 경쟁력 회복과 산업구조 개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혁신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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