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내년께 중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지만 실제로 경상수지 흑자 감소폭은 부풀려졌다고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가 진단했다.

국제금융계의 석학으로 통하는 아이켄그린 교수는 2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기고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정말 사라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실제로는 중국의 투자가 부풀려지고 경상수지 계정에 포함돼서는 안될 중국인들의 은밀한 해외 금융자산 매입이 경상수지 계산에 포함되면서 흑자 감소폭이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학적으로 경상수지 계정은 투자 대비 저축의 과잉분"이라면서 "이 때문에 흑자가 감소하는 것은 중국의 저축이 투자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음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사례에서 가계 저축률이 10%에서 사실상 '제로'로 떨어지기까지 20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한 자녀 정책으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중국의 상황도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고 아이켄그린 교수는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저축과 함께 투자가 하향 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투자가 오랫동안 중국 경제를 부양해왔지만 동시에 빈 아파트나 유령 도시, 중공업의 과잉 생산 설비 등을 만들어냈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가 반복적으로, 특히 국유기업을 통한 투자를 촉구했기 때문이라고 아이켄그린 교수는 말했다.

그는 "쓸모없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당국이 통상적인 중진국처럼 투자가 줄어들도록 허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또 이렇게 되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시카고대학의 한 연구내용을 소개했다.

중국의 공식 통계가 투자 수준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지방정부 관리들이 투자 목표치를 달성하면 보상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자를 과장하는 경향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더 심해진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여기에다 중국인 여행객의 해외에서의 막대한 소비는 경상수지의 차변에 기재되는 항목인데 실제로는 외국 금융자산의 비밀스러운 매입을 반영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안나 웡 이코노미스트의 분석도 함께 언급했다.

해외 자산매입은 회계 전통상 경상수지에 포함돼서는 안되는 것이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그러면 실제로는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알려진 것보다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 때문에 계속해서 투자를 촉진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다시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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