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시중은행의 여성 직원들이 관리자로 승진한 비율이 남성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의 국내 지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여직원 중 책임자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32.29%다.

전체 여직원의 약 3분의 1만 책임자로 승진한 셈이다.

책임자는 고액 송금, 대출 등 업무와 관련해 승인 권한이 있는 관리자급 직책을 의미한다.

남성 직원의 경우 두 배 수준인 67.97%가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외국계 은행들은 관리자로 재직 중인 여직원 비율이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책임자로 근무하는 여직원이 전체의 52.14%로 절반 이상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체 여직원의 45.05%가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연공 서열에 따라 승진이 이뤄지는만큼 근속연수의 차이가 이같은 결과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적으로 팀장급 직급은 15년차 직원부터 달게 되는데, 여성 근속연수가 이보다 짧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가 여성의 경우 12년 5개월로 남성보다 7년 8개월 짧았다.

신한은행의 여성 평균 근속연수도 12년 3개월, 하나은행의 경우 13년 2개월이다. 우리은행이 15년으로 시중은행 중에서는 가장 길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사내 성평등 및 여성 인재 발굴과 관련한 사내 프로그램이 이같은 차이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두 외국계 은행은 사내 성평등을 위한 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05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D&I, diversity and Inclusion) 위원회를 두고 성차별을 포함한 사내 차별을 개선하도록 하고 있다.

2020년까지 30%의 여성 경영진을 육성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육성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씨티은행 역시 2006년부터 '다양성위원회'와 함께 여성 임직원들로 구성된 '여성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성 인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위원회는 교육 개발, 네트워킹, 사회공헌 등의 분과로 구성돼 각각 여성 리더십 교육, 여성 간 네트워킹 보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여성 직원들이 낙오하지 않고 커리어가 나아갈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커리어를 이어가시는 직원들이 많아 여성 관리자, 기혼자 등의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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