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공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직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수수료 개편의 영향으로 경쟁사들이 직원 수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 확대에 나서고 있어 향후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롯데카드의 직원 수는 1천708명으로 전년 대비 15명이 증가했다.

특히,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는 1천426명으로 전년 대비 103명이 증가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정규직 증가의 주원인으로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센터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직원 대다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디지털 관련 인력 경력직 채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이와 같은 정규직 확대 추진은 카드 업계 실적 악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제 현대카드의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수는 1천943명으로 전년 말 2천444명 대비 501명 감소했다.

전체 인력의 20%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 연말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4분기에만 329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에 카드사 노조는 올해부터 실적 악화 우려가 크다며 대규모 구조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 노조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2019년 1분기 카드사 실적은 전년 동기 비교 시 약 37% 감소했다"며 "이 상태가 지속 되면 카드산업은 사양 산업으로 전락해 구조조정 등으로 많은 노동자가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카드는 다른 카드사에 비교해 인원이 많은 만큼 직원 수 증가는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은 최근 적격예비 인수후보자(숏리스트)를 대상으로 내달 19일 본입찰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롯데그룹 측이 롯데카드 매각의 핵심 조건으로 가격 이외에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어 고용보장 역시 매각에 주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 센터에서 경험을 쌓은 직원은 다른 카드사에 없는 차별성 중 하나"라며 "단순 인력수가 아닌 롯데카드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역시 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중요한 요소를 보고 있기 때문에 고용보장은 중요한 평가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격 측면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들과 추가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중요한 인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다른 카드사들 대비 많은 인원이 부담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미 하나카드를 보유하고 있고 하나카드도 총직원이 758명으로 롯데카드의 55% 수준인 만큼 합병 시 인원 감축에 나설 수 있다.

하나금융은 매각 발표 당시에는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이후 하나 금융그룹전략총괄 출신의 장경훈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초기에는 롯데카드 직원 수가 부담으로 평가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고용보장 역시 핵심 인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