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우리나라 건설업의 경쟁력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데다 해외 수주부진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플랜트로 치우친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건설업체도 부가가치가 높은 기본설계 등에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정한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지난해 글로벌 경쟁력은 20개 국가 중 12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했다.

국토교통부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2015~2016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사유로 해외 수주가 부진하자 지난해 해외 건설 매출액(기성금액 기준)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2~3년 뒤에는 매출액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가라는 변수에 산업 경쟁력이 휘둘리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방증한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지역별 수주가 중동과 아시아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나마 올해 1분기 해외수주는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대형건설사 6곳 중 5곳의 1분기 합산 해외 수주가 1조원에 못 미치는 등 수주가 극도로 부진하다며 소규모 기본설계(FEED)나 설계변경 등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신규수주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부터 수주 파이프라인이 개선된다고 하지만 발주처의 자금 조달 지연 등으로 발주가 늦어질 위험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연기되면서 중동의 지난 2월 발주액은 67억달러로 전월비 36% 감소했다.

무역보험공사는 '해외건설산업 동향 및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2015년 이후 저유가, 중동 정세 불확실성 등으로 산유국의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환경이 나빠졌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낮은 투자개발(PPP) 위주의 사업이 늘어 당분간 수주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발주 환경의 변화에 부응하면서 단순 저가 수주에서 벗어난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해 보인다.

보고서는 "북미, 유럽으로의 수주지역 다변화와 건축, 토목으로의 공종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질적 측면에서의 수주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설사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프로젝트 종합관리와 같은 고부가 부문으로의 투자 확대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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