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이 과거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했지만 지금 미국경제는 중국과 치르는 '냉전 2.0'에서승리할 정도로 탄탄하지 않다고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진단했다.

로치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는 틀렸다"면서 "미국과 중국 모두 자신의 경제적 불균형을 해결해야 하며 전쟁 이후 세계 질서를 보존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칼럼을 통해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뿌리 깊은 갈등을 끝낼 돌파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의 합의는 대규모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로치 교수는 이어 "이러한 합의가 나왔을 때 샴페인을 터트리는 대신 정부 관리와 투자자들은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이슈인 기술과 지식재산권, 강제기술 이전, 정부 지원 산업정책 등에 대해 앞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상적인 무역 합의가 나온다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나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의 엄중한 경고처럼 '경제적 냉전'의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로치 교수는 경고했다.

각기 매우 다른 경제 모델을 추구하면서 경쟁 전략을 놓고 장기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 취임 연설에서 "보호주의를 통해 엄청난 번영과 힘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흘 후인 그해 1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경제의 글로벌화에 순응하고 길을 안내해야 한다"고 언급해 상반된 견해로 눈길을 끌었다.

로치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견해와 달리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특히 서로 크게 의존하는 종속적인 두 경제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무역 전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경제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심각한 계산 착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 둔화할 수 있지만, 통화 및 재정 부양책으로 경기 둔화는 올해 중반께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글로벌 교역이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작년 12월 급락했으며 이는 앞으로 미국경제의 탄력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로치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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