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주 금리 인하 기대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됐던 은행주가 이번 주 들어 급등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역전되며 확산했던 경기침체 우려가 수그러들자 은행주 중심으로 다시금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5일 연합인포맥스 업종/종목 등락률(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지난주 KRX 은행업 지수는 8.14%나 상승했다.

그 전주 4% 가까이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한 주 만에 12%포인트(p)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지난주 코스피 수익률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4% 넘게 차이 났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KB금융이 한 주 만에 11.41%나 올랐다. 1천억 원 넘는 외국인 자금과 380억원의 기관 자금이 유입됐다.

외국인이 사들인 하나금융지주는 9.75%, 기관이 많이 산 신한지주는 8.09%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BNK금융지주(7.23%), 우리금융지주(6.64%), 기업은행(5.02), JB금융지주(4.32%), DGB금융지주(3.74%) 등 모든 은행주가 올랐다.

지난주만 해도 은행주는 외국인 매도의 집중 타깃이었다.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자 한국은행이 경기침체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를 밑돌며 2017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 지표 등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빅 이벤트로 이야기돼 온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타결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도 호재로 반영됐다.

이런 흐름에 미 국채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미 국채 30년물과 10년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로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며 회복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일단 미국 국채시장이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되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이슈가 사그라들고 있다"며 "10년물은 2.5%, 2년물은 2.3% 수준을 회복하며 지난주의 곡선이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매니저는 "분기 말 손바뀜도 있지만, 은행주는 시장의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라며 "순이자마진(NIM)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숫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출렁이던 금리 시장이 안정됐음에도 은행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NIM을 끌어올리려면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대출자산이 증가해야 하지만 시장과 규제 환경상 이를 보장할 수 없어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주가 하락의 원인이었던 시장금리 하락이 둔화하며 낮은 밸류에이션과 높은 배당 매력은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시장금리 상승이 추세적일 가능성이 높지 않고 이자 이익 둔화, 비우호적인 규제가 이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