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일부에서 부채발(發) 중국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중국이 그동안 쌓아온 부채 규모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으며, 조만간 중국 경제 위기가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국 뉴스를 자주 검색해서 보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부채 돌려막기가 더이상 지탱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증시가 작년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소 회복했는데, 다시 한번 하락세가 온다면 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채 문제는 숨겨진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전문가가 알고 있는 '회색 코뿔소'다.

회색코뿔소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낙관론 때문에 시장이 무시하는 위험 요소를 말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총 부채 비율은 작년 기준 GDP 대비 253%며 중국 중앙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도 최대 38조 위안(6천441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8년 138%에서 급등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중국 지방정부 채권 물량이 1조3천650억 위안(231조 원), 부동산업체의 만기도래 부채 규모는 3천850억 위안(65조 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분간 중국 경제에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부채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인민은행이 여러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당장의 이슈는 아니다"라며 "2분기 말을 저점으로 중국의 실물 경기가 반등할 수 있어 성장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서 부채 우려가 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 본부장은 "부채 이슈는 갑작스러운 얘기가 아니고 이미 많이 알려진 문제"라며 "내수 활성화와 부채 감축(강도) 완화, 재정과 통화 완화 등 중국 정부도 정책을 쓰고 있어 갑자기 위기가 올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3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을 기록해 4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중국 경기 회복세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 정부가 부채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경기 부양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2조 위안(약 340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세·사회보험비 인하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 때문에 한국 채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한국 채권도 안전하지 않다"며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채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 본부장은 "중국이 위기를 맞으면 원화도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국내 채권에서도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도 "중국 문제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주식이 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채권은 오히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증시 추이>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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