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전달보다 5천13억원 줄어든 100조3천9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올해 초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감소폭이 1조5천842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신용대출 감소가 지난해부터 전면적으로 도입된 DSR 관리지표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DSR은 대출자가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70%를 넘으면 위험대출, 90%를 넘으면 고위험대출로 분류된다.
사실상 모니터링 수준이던 은행권의 DSR 규제를 작년 10월 말부터 의무화하면서 은행도 위험대출과 고위험대출을 일정비율 이상 취급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시중은행은 위험대출을 15%, 고위험대출을 10% 이하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에 비해 DSR 규제 영향이 더 크다.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대출 잔액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아직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총여신 규모가 곧 개인신용대출 규모로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현재 총여신은 9조6천665억원에 이른다. 이는 작년 말(9조826억원)과 비교해 6.4%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의 여신 규모도 1조4천900억원으로 전년 말(1조2천641억원)보다 17.9% 늘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들이 30~40대 고객 위주의 대출영업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30~40대 고객은 50대 이상에 비해 DSR이 상대적으로 낮아 규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30~40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라며 "대출 규제가 DSR 중심으로 변경될 경우 DSR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을 많이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점유율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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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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