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충돌 우려 등으로 하락했고,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EU의 관세 충돌,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감산 지속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친 데 따라 하락했다.

미국은 전일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데 대한 보복으로 약 110억 달러어치의 EU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EU 보조금이 미국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EU가 몇 년간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했지만, 이는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EU도 미 정부가 보잉사에 지급한 보조금에 대응해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는 등 양측 충돌 우려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만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이번 조치는 에어버스 보조금에 국한된 문제이지, EU와의 무역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투자 심리를 해쳤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3.7%를 예상했던 데서 올해 1월 3.5%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재차 전망치를 내렸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이탈리아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2%로 대폭 내리는 등 유럽 경기와 관련해 불안한 소식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3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1.7에서 101.8로 올랐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 101.7도 소폭 상회했다.

반면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채용 공고는 전월 762만 명에서 53만8천 명 감소한 708만7천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적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44포인트(0.72%) 내린 26,150.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57포인트(0.61%) 빠진 2,878.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61포인트(0.56%) 하락한 7,909.2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EU의 관세 충돌 가능성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하향 등을 주시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기업 1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4.3%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이 맞을 경우 약 3년 만에 기업 순익이 줄어들게 된다.

보잉이 1분기 상업용 항공기 인도 대수가 149대로 전 분기 238대에 비해 큰 폭 줄었다고 발표하는 등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정적인 소식이 우위를 점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이날 보잉 '737 맥스' 운행 중단 장기화 여파로 1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했다.

종목별로는 보잉 주가가 1.5% 내렸고,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1.7% 하락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는 2.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1.4%, 에너지가 1.29% 각각 하락했다. 반면 유틸리티는 0.26% 올랐고, 커뮤니케이션도 0.03%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EU의 갈등 심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IG의 크리스 뷰챔프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이 해결되기도 전에 유럽과 전쟁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서 "이런 전개는 위험 자산에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5.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35% 상승한 14.2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0bp 내린 2.497%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하락한 2.90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내린 2.34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9bp에서 이날 15.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 초반 이날의 국채 입찰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세에 혼조세를 보였지만, EU와의 관세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자 상승했다.

미국은 약 110억 달러어치의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EU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 방침을 밝히며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관세 부과 방침을 확인하며" EU가 몇 년간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했지만, 이는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으로 최근 줄었던 무역 긴장이 다시 커진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S&P500은 8거래일 연속 상승을 멈췄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 값이 트럼프의 EU 관세 부과 발언 때문에 올랐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 분쟁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미국에 공평하지 않은 무역 조항을 재협상해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주요 무역 상대국들에 관세를 부과해왔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무역 긴장이 완전히 풀어질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웨스트우드의 아드리안 헬퍼트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디렉터는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해결되든 안 되든 유럽으로 관심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NTL FC스톤의 알란 수더만 이코노미스트는 "양측 모두 무역 전쟁이 고조되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경제가 견고하지만, 유럽 경제는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어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견딜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3.7%에서 지난 1월 3.5%, 최근에는 3.3%로 계속 하향 조정한 점 역시 미 국채값 상승에 일조했다.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에 위협이 늘어나면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린다.

IMF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선진 경제는 물론, 대부분의 주요 이머징마켓 전망도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망치 하향 이유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과 관세 인상 등을 들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이번 주 금요일 시작되는 1분기 실적 우려도 상당하다.

이날 3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입찰에서는 탄탄한 수요를 확인했지만,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년물 응찰률은 2.49배였고, 2.301%에 발행됐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 10년, 30년 만기 국채 등 총 780억 달러어치의 입찰에 나선다. 새로운 국채가 공급되면 기존 국채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첫 국제시장 데뷔인 해외채 발행에는 1천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딜러들은 발행한 회사채 금리를 가둬두기 위해 국채를 일시적으로 팔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 국채시장에 하락 압력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있었지만, 이날 시장 랠리가 지속해 이런 헤지 활동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3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489엔보다 0.353엔(0.32%)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64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648달러보다 0.00002달러(0.0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18엔을 기록, 전장 125.58엔보다 0.40엔(0.32%)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2% 하락한 97.006을 기록했다.

미국이 EU에 새로운 관세 부과 위협을 내놓은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경제 전망을 낮춰 엔과 같은 안전통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에는 하락했지만, 다른 위험통화에는 상승했다.

웨스턴 유니온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주가 하락 등이 위험 선호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엔은 가장 선두에 있는 통화"라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장중 1.12840달러까지 올라, 지난달 27일 이후 가장 높았지만, 결국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복으로 약 110억 달러어치의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도 미 정부가 보잉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상응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분석가는 "관세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제한적이라 해도 유로존 경제가 이미 약해진 상황이어서 시점이 좋지 않다"며 "어떤 역풍이라도 더해지면 유로존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니구엔 분석가는 "ECB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질 것"이라며 "유로는 이런 환경에서는 계속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마님보 분석가는 "유로가 달러에 잘 견딘 것은 이미 많은 부정적인 면이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IMF 경고는 유로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약세를 더 부추길만큼 의미 있는 요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달러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달러 롱포지션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어, 시장이 달러를 경계하고 있다"며 "이것이 당분간 전반적인 달러 가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달러 약세 우려가 지속할 것"이라며 "유로-달러가 1.1280달러를 웃돌아 마감되면 1.1325~1.1350달러 수준으로 더 오를 수 있으며, 그 수준이 현실화하면 유로-달러를 매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불확실성 속에서 하락했다.

EU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EU 지도자들은 브렉시트의 탄력적 연기 방안을 승인하면서 영국에 조건을 달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시기를 내년 3월 31일까지 1년 연장하되,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승인되면 1년이 되지 않아도 곧바로 탈퇴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는 것이다.

XM의 마리오스 하드지키리아코스 투자 분석가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독일과 프랑스 지도자들을 만나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관해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며 "EU 지도자들이 얼마나 연기할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 상승에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가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위험 선호가 뒤로 물러나고 유가도 소폭 하락해 상승 폭을 거의 반납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2달러(0.7%) 하락한 63.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 관련 언급, 리비아 내전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가 추가적인 감산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통제되지 않은 유가의 상승을 지지하지 않으며, 러시아는 현 수준의 유가가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시장 균형이 맞춰질 것을 예상되면 하반기까지 감산을 연장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에는 러시아 투자공사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유국은 6월부터는 다시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주요 관계자들의 감산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유가가 리비아 내전 등으로 최근 가파르게 오른 점도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WTI는 이날 장 초반에는 배럴당 64.97달러까지 고점을 높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또 미국이 110억 달러어치 유럽연합(EU)산 제품에 고율의 보복 관세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갈등 우려도 다시 커졌다.

EU도 미국의 보잉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언급하며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다만 하루 평균 110만 배럴을 생산하는 리비아가 내전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공급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가능성도 유가 상승 요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변화 등으로 향후 수급 구도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줄리어스 베어의 노버트 루에커 연구원은 "러시아가 7월부터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신호를 내놓고 있다"면서 "높은 유가에 신흥국 통화 약세로 신흥국의 연료비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테인 프리스치 원유 연구원은 "원유 시장은 이미 공급 부족 상황이며, 리비아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면 공급 부족 강도가 더욱 세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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