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국제유가가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작년 12월 말 저점 대비 50% 이상 반등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선물가(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0시 42분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은 배럴당 64.1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12월 24일 기록한 42.53달러 대비 50%가량 상승한 것이다.

유가 반등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공급 축소 노력이 영향을 준 것이지만, 최근에는 리비아의 정전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이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에너지 정보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신 김 원유 생산 및 공급 담당 헤드는 CNN 비즈니스에 "리비아의 갈등 고조 가능성이 원유 생산에 상당한 위험을 줬다"고 지적했다.

리비아는 동부 군벌과 통합정부의 무력 충돌로 정정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동부 군벌은 현재 유전지대를 포함해 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는 수도를 비롯해 서부를 통치하고 있다.

리비아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30만 배럴로 내전이 악화할수록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위험이 커진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헤드는 보고서에서 "OPEC의 문제아 생산국들이 심각한 안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리비아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원유 트레이더들은 상황이 악화할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BP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벤 쿡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N 비즈니스에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라며 "리비아가 (시장에서) 나가버리면 유가는 쉽게 현 수준보다 5~10달러가량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리안 피츠마우리스 에너지 전략가도 "여름 중반까지 유가가 70달러를 돌파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사태도 공급 축소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에 대한 각종 제재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PDVSA가 소유하거나 운항하는 선박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3월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3주간 미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한 방울의 원유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하기 전 미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하루 60만 배럴가량의 원유를 수입했다.

유가 상승은 헤지펀드 등의 유가 강세 베팅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하루 1천196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이 같은 유가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미 에너지정보국은 미국의 올해 하루 원유생산량이 평균 1천230만 배럴, 내년 1천300만 배럴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OPEC에 공급 확대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TI 가격 추이 : 작년 8월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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