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래리 린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가 스티븐 무어와 허먼 케인의 연준 이사진 합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역임한 린지 전 이사는 9일(미국시간) CNBC 기고에서 연준이 한 방향으로 쏠려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연준 이사로 추천한 것을 옹호했다.

그는 무어와 케인이 경제학 박사학위 소지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폴 볼커 전 의장과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전 의장, 매리너 에클스 전 의장도 박사학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케인은 피자 체인 갓파더스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조지메이슨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무어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경제 자문을 맡은 인물이다.

린지 전 이사는 연준 이사진이 박사들로 채워져도 경제 전망을 잘 하리란 보장이 없다면서 금융 위기 이후의 불황도 예측하지 못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2007년 10월 말 회의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08년 성장률을 1.8~2.5%로 예상했고 2009년과 2010년에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린지 전 이사는 실제로는 불황이 2007년 12월에 시작돼 2009년 6월까지 이어졌다며 2008년 성장률은 마이너스(-)2.8%였고 2009년에는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연준의 전망치는 매번 실제 성장률보다 높았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전망치를 낮게 잡는 오류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2016년 12월에 연준은 2017년 성장률을 2.1%로 추산했으나 2.5% 성장했고, 2017년 12월에 예상한 2018년 성장률은 2.5%였으나 실제로는 3.1% 성장했다는 게 린지 전 이사의 설명이다.

이어 린지 전 이사는 연준이 수요와 공급자 측 요인을 두루 고려하지 못하고 수요 중심의 정책 결정을 하고 있다며 다양성의 부족이 연준의 경기 예측 역량을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금융 위기 이후 성장세를 가늠할 때 세금 부담과 규제, 기업 활동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 여건 등 공급자 측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까닭에 성장률을 높게 잡았다고 그는 판단했다.

린지 전 이사는 또 트럼프 정부가 규제를 풀고 세금을 감면했다며 이런 공급자 측 경기 부양 효과를 과소평가해 성장률을 낮게 추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수요를 중요시하는 경제학자들로 가득한 상황이라며 최근 연준에 입성한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만 예외라고 강조했다.

린지 전 이사는 무어가 경제 정책을 다뤄왔고 케인은 연은 이사 경험을 통해 통화 정책의 결정 과정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존재 가치가 있다면서 연준 이사회에 필요한 것은 학위가 아니라 사고의 다양성이라고 역설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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