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금 미국 금융시장 상황이 낙관론 일색이던 1990년대 말 상황과 여러모로 흡사하다며 시장 급변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배런스는 "90년대 말에는 기술기업 '버블'이 일면서 억만장자가 여럿 탄생하고 신흥시장은 금융위기 사이클을 돌아가며 겪는 데다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지만, 일시적이었던 점을 이유로 경제학자들이 '이번엔 다르다'고 외쳤다"며 "이런 모습은 최근 글로벌 동향과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과거 미국 증시는 99년 이후로도 랠리를 이어갔지만 2000년 초 고점을 찍은 뒤 2002년까지 나스닥 지수는 대략 75% 폭락했다며 지금 상황은 버블 붕괴를 앞두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던 시절과 놀랍도록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마저 지금 시장이 90년대 말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며 낙관론으로 점철됐던 당시 금융시장이 이후 버블 붕괴 후 휘청거렸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1998년과 비교하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연준은 글로벌 경제여건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꺼내든 바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90년대 말과 비교해 더 우려되는 부분은 연준의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98년 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2% 중반에 불과하다. 그만큼 연준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릴 여력이 줄었다는 의미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조만간 98년처럼 기준금리를 인하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연준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만으로도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고 금융시장도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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