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유동성이 약화된 점심시간 무렵 호주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원 환율이 반락했다.

1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40분 1,143.70원 고점을 찍은 후 상승폭을 줄인 후 오후 12시 38분 하락 전환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예상외로 매파적인 스탠스를 나타내자 호주달러가 급반등하면서 아시아 통화가 강세 압력을 받은 영향이 컸다.

가이 드벨 RBA 부총재는 이날 애들레이드 연설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고용시장이 놀랍게도 강하다"고 말했다.

가이 부총재의 금리 관련 발언 이후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7140달러까지 올랐다.







시장이 그간 호주 내수 및 부동산 시장 부진을 이유로 금리 인하에 베팅해왔던 만큼 가이 부총재의 의외의 매파적 발언은 주요 가격 변수가 됐다.

지난 2월 6일 필립 로우 RBA 총재는 호주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에서 향후 기준금리가 상향될 가능성과 하향될 가능성이 대등한 상태라고 진단한 바 있다.

로우 총재는 이 연설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취업이 늘고 임금이 보다 빠르게 상승해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겠으나,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언급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RBA '복병'에 따라 호주달러를 주시하면서 당분간 원화의 '프록시(proxy)' 통화로 지목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RBA 부총재 발언으로 호주달러가 급등하면서 달러-원이 정확히 연동됐다"며 "RBA에서 기대했던 만큼 비둘기파적인 코멘트가 나오지 않았고 특히 중앙은행 중 가장 한국은행과 기준금리가 비슷해 원화에 대한 레퍼런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공업 수주 소식도 더해지면서 1,143.00원 선에선 네고 물량이 꾸준히 상단을 눌렀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17만4천㎥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척을 추가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4척,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등 총 10척 등 약 13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인 83억7천 달러의 약 15.5%를 달성했다.

향후 추가 발주에 대한 논의도 나오면서 달러 매도 기대가 강해진 상황이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유동성이 줄어든 점심 무렵에 네고 물량 공급이 강화한 영향도 있다"며 "오전 중공업 수주 소식에 이어 관련 네고 물량으로 추정되고 RBA 부총재 발언 이후 호주달러 급등 영향도 함께 반영됐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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