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칼·한진 회사채 5월 초로 순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소식에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일정을 변경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을 목표로 최대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했던 대한항공은 일정을 일주일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달 16일 수요예측, 24일 발행에 나설 계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금조달 완료 시점이 5월 초로 밀리는 셈이다.

조 회장의 별세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만큼, 최소한의 안정화 단계를 거친 이후 자금조달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지주사인 한진칼과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한진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진칼 또한 비슷한 시기에 자금조달에 나서고자 주요 증권사들과 규모·만기 등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한 차례 회사채를 찍었던 한진 또한 이달 400억원 규모의 만기 물량에 대비해 한번 더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의 경우 무리하게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금융시장과의 신뢰 문제도 있는 만큼 5월 초에는 발행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진칼의 경우엔 아직 자금조달 일정을 확정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한진칼 또한 5월 초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오는 18일 1천600억원, 30일 400억원 등 2천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오는 5~6월 사이에도 700억원 규모의 추가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대한항공이 차환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조5천40억원으로, 당장의 만기 대응에도 큰 무리는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4년 3천953억원 규모였던 영업이익이 유가하락 기조가 이어진 덕분에 2015년 8천831억원, 2016년 1조1천208억원, 2017년 9천398억원 수준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최근 한진 계열 회사채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앞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금융권에 충격을 줬던 아시아나항공과는 달리, 대한항공은 사모펀드인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기업가지 개선에 대한 기대로 바뀌면서 위상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한진 계열 회사채는 최근 BBB급 중 가장 인기있는 회사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7천억원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최대 매출을 거두는 등 외형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며 "여전히 비교적 우호적인 업황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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