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이 재확인된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잠잠한 인플레이션과 비둘기 연준을 다시 확인한 뒤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약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이 큰 폭 줄어든 데 따라 상승했다.

3월 FOMC 의사록에서는 대다수 위원이 올해 금리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단 점이 확인됐다.

반면 연준의 이번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왔다.

일부 위원은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하면 연말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소비 부진이 일시적이며, 경기가 2분기에는 '탄탄하게 반등할 것'이란 연준 전망도 매파적이란 평가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일부 위원은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한 새로운 선제안내처럼 사용하는 '인내심'이란 용어를 주기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비롯해 모든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최소한 올해 말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선제안내에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 후 이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사무소 설치키로 하는 등 이행 메커니즘에서 큰 폭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나 협상이 언제 타결될 것인지 기한을 설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1.9% 올라, 시장이 예상한 0.3%와 1.8% 상승을 소폭 상회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에너지와 음식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0%로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유럽연합(EU) 정상은 이날 브렉시트 추가 연장 방안을 논의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렉시트가 올해 말 혹은 내년 3월까지 연장되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8포인트(0.03%) 상승한 26,157.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0.01포인트(0.35%) 오른 2,888.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97포인트(0.69%) 상승한 7,964.2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주요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3월 FOMC 의사록에서는 대다수 위원이 올해 금리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단 점이 확인됐다.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이 재확인되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의사록이 매파적이란 평가도 나오면서 주요지수는 의사록 공개 직후 일시적으로 반락하기도 했다.

이날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비롯해 모든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최소한 올해 말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선제안내에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증시 반응은 제한됐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성장 전망 위험이 하방에 치우쳐있다고 하는 등 부정적인 경기 판단을 한 점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전일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관세 충돌 우려가 부상했지만, 이날은 대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발언이 다시 나왔다.

이번 주부터 본격 발표될 미 기업의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팽배하지만, 리바이스와 델타항공의 성적표가 양호했던 점은 불안을 다소 줄였다.

팩트셋은 1분기 S&P500 기업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넘게 줄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12일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을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다.

종목별로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델타항공 주가 1.6% 올랐고, 리바이스는 4% 상승했다. 반면 보잉 주가는 1.1% 빠지며 다우지수를 끌어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7% 올랐고, 임의 소비재도 0.49% 상승했다. 반면 산업주는 0.01% 내렸다.

물가가 온건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등의 정책 전환에 힘입은 투자 심리가 유지될 수 있지만, 실적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앙은행이 뒤를 받쳐줄 것이란 확신으로 위험자산 투자에 대담해졌다"면서 "하지만 기업 실적이 정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주가의 5~10%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5.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86% 하락한 13.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8bp 내린 2.47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하락한 2.90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 떨어진 2.327%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4bp에서 이날 15.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값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과 인플레이션 지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차례로 소화하며 상승했다.

장 초반에는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에 상승세로 방향을 정했고, FOMC 의사록이 공개된 뒤에는 상승 폭을 더 확대했다.

ECB는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예상했던 만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오르지 않았고 유로존 성장 전망 위험이 하락 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견해를 반복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드라기 총재 발언 이후 저점을 낮춰 결국 2bp 하락한 -0.032%에 거래됐다.

독일 국채는 미국 국채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독일 국채수익률이 미 국채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픽텟 웰스의 프레드릭 듀크로제트 이코노미스트는 "ECB 정책 기조에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드라기 총재는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ECB가 추가 금리 인하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르다 캐피털의 팀 매그누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로서는 비둘기적 회의 영향으로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질 것"이라며 "시장은 수익률 사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물을 제외하고 독일 국채 상당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데, 유럽 투자자들은 이자가 나오는 장기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 올랐지만, 유가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 전망치 0.3% 상승을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보다 낮다.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면 고정수익을 주는 채권 매력을 줄이기 때문에 미 국채에는 부담이 된다.

네이션와이드의 벤 아이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개월의 에너지 가격을 고려할 때 여전히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에도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강한 상승세로 뚫고 올라갈 때까지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UFG의 크리스 러플리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재개할 만큼 충분한 인플레이션이 없다"며 "또 연준이 완전히 돌변해 금리를 인하할 정도의 디플레이션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슈왑 센터의 리즈 앤 숀더스 최고투자전략가는 "단기간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다"며 "이는 연준의 중단 모드를 지지할 것이고, 통화정책이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고 주장했다.

3월 FOMC 의사록에서도 비둘기 연준이 다시 확인됐다.

경제 전망 위험, 약한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들어 연준 위원 대부분은 올해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할 이유가 없다면서 동결을 예상했다. 전반적인 경제 전망도 낮아졌다.

다른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연준도 금리 인상을 적어도 올해 남은 기간 내내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졌다.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적어도 한 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도 나오고 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6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136엔보다 0.172엔(0.1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7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646달러보다 0.00079달러(0.07%)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9엔을 기록, 전장 125.18엔보다 0.09엔(0.0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하락한 96.919를 기록했다.

비둘기파적인 ECB 정책 회의와 3월 FOMC 의사록으로 달러 인덱스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인플레이션도 잠잠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한층 강해졌다.

ECB는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고, 적어도 올해 말까지 금리를 묶겠다는 기존 계획을 되풀이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경제 전망 위험이 하락 쪽에 치우쳐있다는 기존 관점을 유지했다.

씽크마켓의 니암 아슬람 수석 시장 분석가는 "ECB가 다시 한번 유지했다"며 "유로에는 이미 많은 악재가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올랐다"고 말했다.

BK에셋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드라기 메시지는 모든 선택지를 기꺼이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예상보다 낮았다.

물가 상승세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를 잠재웠지만, 2020년 초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각을 떨칠 수도 없었다는 평가다.

BNP 파리바의 다니엘 캣지브 북미 외환 전략 대표는 "지난달 물가 상승 속도가 목표치에 너무 근접해 연준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 대부분은 올해 금리를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봤다. 정책 결정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비둘기 연준의 스탠스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파운드화는 0.32% 상승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을 만나 다시 브렉시트 추가 연기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기한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EU 특별 정상회의에 앞서 EU 정상들 간에 연장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브렉시트 기한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메이 총리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새로운 제안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크로네는 장중 유로 대비 5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몇 개월 안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크로네는 올해 들어 달러와 유로 대비 각각 0.5% 정도 올라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들은 "가격 압력은 물론 긍정적인 경제 상황을 볼 때 노르웨이에 금리 인상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카렌 와드 최고시장전략가는 "ECB와 연준을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이 비슷한 방향의 정책 경로를 가고 있다"며 "올해 주요 통화 환율은 좁은 범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3달러(1.0%) 상승한 64.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3월 보고서와 미국 원유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OPEC의 3월 산유량은 전월보다 하루평균 53만4천 배럴 급감해 3천만 배럴 수준에 그쳤다. 이는 약 4년 만에 가장 적은 산유량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32만4천 배럴이나 생산량을 줄였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와 대규모 정전사태 등이 겹친 베네수엘라의 산유량도 하루평균 28만9천 배럴 급감했다.

사우디의 적극적인 감산과 베네수엘라 생산 차질이 확인되면서 유가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 상승세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70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 20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 많았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771만 배럴 감소한 점이 원유 재고 증가 영향을 상쇄했다. 휘발유 재고는 2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전망보다 훨씬 크게 줄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휘발유 재고의 큰 폭 증가로 EIA 재고 지표는 오히려 유가에 긍정적이었다"면서 "원유 재고가 비슷한 규모로 늘었지만, 드라이빙 시즌으로 돌입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휘발유 재고"라고 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OPEC 주도의 감산은 물론 미국 제재에 따른 이란과 베네수엘라 산유량 감소, 리비아와 알제리 등의 정치 불안 등 공급을 축소할 요인들이 산재한 점이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할 것으로 봤다.

삭소 방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생산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여기에 리비아와 알제리까지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OPEC과 러시아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지지를 받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가 최근 추가 감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점은 변수로 등장했다.

PVM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러시아는 감산을 연장하는 데 대해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속적인 유가 회복을 위한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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