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자본금을 늘리려는 증권사들이 연달아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증권이 전일 925억5천만원의 유상증자 결의를 한데 이어 신한금융투자도 상반기중 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상증자는 당초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100분의 20에 미달함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택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자본금 확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신임 대표는 지난달 21일 취임과 동시에 자기자본을 1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은 자본금 크기가 결정한다"면서 자본금 확충 의지를 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은 자금을 다방면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향상을 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레버리지 비율의 근원적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이에 1순위로 IB부문의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310억원, 자기자본투자(PI)에서 Pre-IPO, 메자닌 투자 등 채권운용 확대, 해외채권, 구조화채권 등 운용대상 다변화로 300억원, 신용공여자금 확대(신용거래 융자, 주식담보대출)에 200억원, IT투자(노후 인프라 개선, 해외주식 인프라 투자 등)에 10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는 4조원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3조 3천64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 단기금융업무 허용 조건인 4조원의 자본을 맞추려면 7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앞서 초대형 IB로 발돋움했던 증권사들이 대부분 유상증자를 거쳤다.

한국투자증권과 KB가 2016년에,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2017년에 각각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자본을 조달했다. 자기자본 4조원에 맞춰 발행어음 인가를 받기 위한 포석이었다.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차기 초대형IB 후보로 꼽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자본금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를 2018년에 이미 두 차례 한 상태다. 자기자본이 3조2천억원대로 늘어났지만 또 4조를 채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할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는 자본금 확충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ROE는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말 6.86%, 하나금융투자가 6.4%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발행어음 업무를 해 본 곳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4천141억원 유상증자, 주식교환 방식의 메리츠캐피탈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731억원으로 4조원까지는 약 5천억원의 자본금이 있으면 된다.

다만, 종금 라이선스가 2020년 만료되는 만큼 메리츠종금증권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종금 라이선스 만료까지는 아직 기간이 남아있어 아직 유상증자를 검토한 바 없다"면서 "그동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키워 온 만큼 무조건 자본을 늘리기보다 몸집에 맞게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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