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주목할 점은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1월 의사록에서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또 위원들이 올해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둬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10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7차례 사용됐다.

1월 의사록에서는 해당 단어가 명사로 사용된 것을 포함해 총 14차례 사용된 바 있다.

연준은 1월 FOMC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하며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을 갖겠다는 새로운 표현을 넣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단어는 연준이 금리를 한동안 동결하겠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돼왔다.

연준도 이번 회의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1월 회의를 예상보다 더 완화적으로 판단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에 인내심 있는 접근을 취하고, 대차대조표를 연말까지 축소하기로 한 연준의 일련의 소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참석자들은 3월 회의에서 연준이 새로운 통화정책 가이던스처럼 사용하고 있는 '인내심'이란 표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명의 위원은 '인내심'이 연준이 적절한 때 정책을 조정할 선택지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석자는 '인내심'이란 단어는 경제 상황이 바뀌는 데 따라 정기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위원은 미래의 금리 결정에 있어 "인내심 있는 접근이"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인내심이라는 단어는 경기 상황이 보다 명확해지면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경기가 개선될 경우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연준 위원들이 3월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7명의 위원 중 11명이 금리동결을, 4명은 1회 인상을, 2명은 2회 인상을 주장했다.

이번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참가자들은 발표되는 지표와 다른 변화들에 따라 연방기금금리 범위가 양방향으로 모두 이동할 수 있다"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현재 예상하는 대로 성장률이 장기 추세를 웃도는 수준으로 경제가 움직여준다면 올해 말에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완만하게(modestly)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올해 하반기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소폭 상승했다.

나비 페데럴 크레디트 유니언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의사록 이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아마도 단지 (시장의) 희망 사항일 것"이라고 말했다.

3월 FOMC 회의 이후 경기 비관론은 다소 누그러졌다.

애틀랜타 연은이 발표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는 올해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3월 초에는 1분기 성장률을 0.2%로 예상해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긴 바 있다.

의사록에서도 미국의 GDP 성장률이 2분기에는 탄탄하게 회복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올해 들어 금융 환경이 완화됐으며, 이는 연준의 소통이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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