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 2016년 금융시장 흐름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급한 '인내심'을 각각 다르게 해석하면서 디커플링 장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장참가자들은 11일 2016년과 현재 국제 금융시장 흐름이 다르다고 평가하면서도 혹시 모를 금리 상승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경제 전망 변화, 전망 위험 등으로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 변경을 하지 않는 게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일부 위원은 '인내심'이라는 단어에 대해 언급했다. 이 단어가 필요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점을 제한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며, 경제 상황이 바뀌는 데 따라 정기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016년 당시 연준의 행보와 현재를 비교하고 있다.

2015년 12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한 후 2016년 12월까지 1년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그 당시 재닛 옐런 전 미 연준 의장이 썼던 표현 역시 '인내심'이었다.

당시 채권시장은 연준이 보내는 '인내심'을 경기 둔화로 해석했다.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불확실성에도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극명하게 다른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2017년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채권 금리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고, 주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디커플링이 해소됐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016년과 최근 분위기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경기를 다시 판단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서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2017년은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결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다.

2019년은 반도체 뒤를 이을 산업이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벽하게 해소될지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2016년과 현재 연준의 스탠스는 유사하지만, 그 당시와 현재 경기펀더멘털이 다르다"며 "2017년에는 결국 금리가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에 연준이 언급한 '인내심'은 경제가 충분히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다"며 "미국 정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영향을 받을 것이고, 8~9월까지는 주식과 채권 디커플링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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