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합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1일 미·중 환율합의가 이뤄지면 위안화 강세에 원화가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 관련 협상은 거의 끝났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은 환율합의를 무역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 유지'를 목표로 내세우지만, 사실상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강세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다.

위안화 강세, 약달러를 유도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환율합의가 1980년대 일본과 미국 간의 플라자합의와 닮았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시돼 왔다.

플라자합의 후 2년간 약 50% 절상된 엔화의 흐름을 보면 위안화의 가치가 환율합의 후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5월 이전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6.2위안대로 현 수준에서 7% 이상 강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합의 후 위안화 가치는 급격히 반등할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역외 달러-위안 일 차트>

지난해 미중 환율합의 이슈가 나왔을 당시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가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미중 무역협상에서 위안화 문제가 주요 협상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작년 8월 17일 역외 달러-위안(CNH)과 달러-원의 6개월 상관계수는 0.94%에 달했다. 3개월 상관계수도 0.89%였다.

지난해 10월 10일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위안화 약세를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발언했을 당시 역외 달러-위안과 달러-원의 1주일 상관계수는 0.97%에 달했다. 6개월 상관계수는 0.9%였다.

이 상관계수가 플러스(+)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이 같다는 의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 환율합의는 위안화 강세를 용인해달라는 미국의 압박이며 만약 명문화된 환율합의가 공개될 경우 달러-위안 환율이 6.7위안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위안 환율에서의 6.7위안은 최근 중국 당국이 방어해 온 레벨로 파악된다. 이 레벨이 무너질 경우 위안화의 강세는 더욱 거칠게 나타날 수 있다.

민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 자체가 아시아 통화를 끌고 다니는 큰형 역할을 해왔다"면서 "원화가 연동될 수 있고, (위안화에 따라) 원화 강세와 약세 분위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위안화와 원화가 달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무역협상 타결을 전제로 하면 원화도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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